비알콜성 지방간 개선 규명

미래 식량자원으로 주목받는 곤충이 사람의 질병까지 치료하는 약용 자원 가능성이 입증됐다. 19일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에 따르면 한약연구부 채성욱 박사팀이 곤충 추출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개선 효과를 규명했다.

지방간은 크게 음주로 생기는 알코올성과 비만·당뇨·고지혈증·대사증후군과 밀접한 비알코올성으로 구분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산이 중성지방 형태로 간세포 내에 5% 이상 축적된 경우다.

장기간 방치하면 간염, 간 섬유, 간 경변 등 심각한 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과거 동의보감에서도 곤충의 활용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동의보감 탕액 편에는 양서류와 파충류, 갑각류, 곤충 등 약재로 쓸 수 있는 95종을 정리한 충부(蟲部)가 있다. 곤충으론 벌, 사마귀, 매미, 개구리, 굼벵이, 누에 등의 질환별 효능이 서술돼 있다.

연구팀이 사용한 곤충은 굼벵이, 벼메뚜기, 쌍별 귀뚜라미 등 3종으로,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공전에 등록된 식품원료다.

연구팀은 실험쥐 모델에 굼벵이, 벼메뚜기, 쌍별 귀뚜라미 등 추출물을 각각 투여해 14주간 관찰했다.

체중변화, 혈청 내 지질 관련 인자, 간 조직 내 지방 축적 관련 인자 등을 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곤충추출물을 투여한 모든 실험군에서 혈청 내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당량,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간 손상 시 혈중으로 유출돼 혈중 수치가 증가하는 효소인 아스파테이트 아미노 전이효소(AST)와 알라닌 아미노 전이효소(ALT)도 곤충추출물 투여군에서 함께 감소했다.

중성지방의 경우 쌍별귀뚜라미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밀크시슬과 비교해 31% 더 줄어들었다. AST 역시 쌍별귀뚜라미 추출물 투여군에서 대조군인 고지방식이군에 비해 53% 감소했다. 이는 밀크시슬을 투여한 양성대조군의 감소율(47%)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곤충추출물의 지방간 억제 작용 원리도 밝혀냈다.

곤충추출물이 유리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의 생합성 경로에 관여해 지방 축적을 유도하는 유전자(SREBP-1c, 아디포넥틴, 사이토킨) 발현을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

채성욱 책임연구원은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지방간 질환 예방과 치료제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양한 질환의 예방과 치료 연구에 곤충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실렸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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