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과 9년만에 협연…UFO 소재 타악기 협주곡 선보여

▲ [서울시향 제공]
▲ [서울시향 제공]
콜린 커리 "타악기는 무한한 가능성…실험·모험에 영감"·

서울시향과 9년만에 협연…UFO 소재 타악기 협주곡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타악기는 접근하기 쉬운 매력을 지녀 누구나 한 번쯤 연주해보고 싶어 하죠. 또 시각적 효과가 강하고 리드미컬하기 때문에 청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 '타악 명장' 콜린 커리(42)는 16일 서면 인터뷰에서 타악기만이 지니는 매력에 대한 질문에 이처럼 답변했다.

타악기 주자들은 객석에서 보기에 가장 '덜 바쁜' 연주자다. 처음부터 끝까지 활을 놀리는 현악 주자들이나,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악기에 숨을 불어넣는 관악 주자들에게 비해 연주 시간도 짧고 주법도 간단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타악기 주자는 음악의 흐름을 짚어나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존재다. 팀파니 수석은 '제2의 지휘자'라 불릴 만큼 음악 흐름의 핵심을 담당한다. 지휘자가 지시하고 나서 악기를 내리치면 이미 한 박자 늦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본능적으로 지휘자와 교감해야 하는 단원이기도 하다.

커리는 이런 타악기의 매력과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활발히 세계 무대에 알리는 연주자다.

자신이 직접 바로크부터 낭만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을 편곡함으로써 레퍼토리 부재를 극복했고, 현대 작곡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타악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타악기는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실험과 모험에 대한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평했다.

현대로 올수록 타악기의 중요성은 점점 더 부각하는 모양새다. 선율이나 화성보다 음향 자체를 부각되는 현대음악에서 타악기는 주인공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트라빈스키, 슈토크하우젠, 불레즈, 메시앙 등 여러 주요 작곡가 덕분에 20세기 들어 타악기 영역에 놀랄만한 도약이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타악기는 새로운 음악에 영감을 주는 존재로 거듭났고, 덕분에 수많은 레퍼토리가 탄생했습니다."

그는 오는 30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의 협연으로 한국 관객과 오랜만에 만난다.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9년만, 내한 연주는 7년 만이다.

그는 마이클 도허티의 '타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UFO'를 아시아 초연한다.

미확인비행물체(UFO) 존재에서 영감을 얻은 색다른 타악기 협주곡이다. 예측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리듬과 오묘하고 신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엉뚱하면서도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곡입니다. 이 곡은 UFO에 관해 전해지는 많은 이야기와 사람이 이에 대해 보여주는 기이한 집착을 다룹니다. 제목 때문에 듣는 것이 도전처럼 느껴지겠지만, 독특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서울시향은 이날 후반부 프로그램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마지막 교향시 '영웅의 생애'를 연주한다.

독일 출신 지휘자 마르크 알브레히트가 지휘봉을 잡는다.

sj9974@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