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다고 연애 못 하나요?…동화 '사랑이 훅!'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어린이 독자들의 연애 이야기를 담은 장편동화 '사랑이 훅!'(출판사 창비)이 출간됐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 대상작 '기호 3번 안석뽕'부터 '꼴뚜기', '소리 질러, 운동장', '우리는 돈 벌러 갑니다'까지 어린이들의 학교생활을 현실적으로 그려온 진형민 작가 신작이다.

연애는 그동안 아동문학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주요 서사의 곁가지로 그려지거나 우정과 비슷한 색채로 건조하게 그려졌다. 그러나 어린이의 연애는 어른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작가는 말한다. 어린이 역시 사랑 때문에 가슴 설레고 이별 때문에 상처받는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귀는 것이 혼자 끙끙 앓아야 할 고민거리가 아니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멋진 일이라는 인식으로 이 동화는 시작된다.

작가는 어린이들이 겪을 법한 다양한 상황에서의 연애 감정을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레 연애에 눈뜨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박담, 신지은, 엄선정은 단짝 친구다. 세 사람은 초등학교 5학년이 되고부터 조금씩 연애 감정을 알아 간다. 박담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김호태에게 우정을 넘어선 감정을 느끼고, 신지은 역시 오래전부터 호감인 김호태를 짝사랑하게 된다. 반장을 도맡아 하는 모범생 엄선정은 공부는 못해도 운동을 잘하고 말이 잘 통하는 이종수와 사귄다. 등장인물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궁금해하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배워간다.

이 동화는 연애의 즐겁고 행복한 면뿐만 아니라 외롭고 슬픈 면도 보여 준다.

박담과 김호태는 상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우정인지 사랑인지 알쏭달쏭해 하며 괜히 마음을 고백해서 사이가 어색해질까 걱정한다. 신지은은 김호태를 좋아하면서도 단짝인 박담 때문에 마음을 표현할 기회를 찾지 못한다. 서로 너무 다른 엄선정과 이종수는 서로에게 바라는 점도 많이 달라 갈등을 겪는다. 급기야 이종수는 엄선정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아이들은 처음 느끼는 감정의 정체를 파악하고 관계를 맺는 데 서툴고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자란다. 연애 감정을 통해 어떻게 관계를 맺어 나가야 하는지 배울 뿐 아니라 자기 마음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도 배운다.

"나는 사랑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여러분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만날 모든 형태의 사랑을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작가의 말' 중)

최민호 그림. 144쪽. 1만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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