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 수사 연관자들 손보기?…논란 이어질듯

▲ EPA/MICHAEL REYNO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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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前CIA국장 이어 현직 법무부 관리 기밀취급권 "곧 박탈"

'러시아 스캔들' 수사 연관자들 손보기?…논란 이어질듯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대파'인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기밀취급권을 박탈한데 이어 현직 법무부 관리에 대해서도 기밀취급권 박탈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와 연관설이 제기돼온 법무부 관리 브루스 오어에 대해 "수치스러운 사람이다. 기밀취급권을 매우 신속하게 박탈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어가 뮬러 특검 조사의 정보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지목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정보기관 MI6 전 요원 크리스토퍼 스틸이 미국 사설 정보업체 '퓨전 GPS'의 의뢰를 받아 트럼프 대통령의 사생활과 러시아 유착 의혹을 담은 문서,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을 작성한 사건에 오어와 퓨전 GPS에서 일한 그의 부인인 넬리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오어는 법무차관실에서 일하다가 지난해말 이러한 의혹에 휘말리며 좌천된 상태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브루스 오어와 부인 넬리가 수치스럽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아직 법무부에 있는 건 수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을 지휘했던 윌리엄 맥레이븐 전 합동특수전사령관이 '내 기밀취급권도 박탈하라'며 공개적 비판에 나선 것과 관련해 "나는 맥 레이븐을 모른다"며 "기밀취급권은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 (기밀취급권 박탈로 인해) 대단한 반응을 얻은 거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밀취급권 박탈이 반대자들의 비판적 목소리를 틀어막기 위한 차원이라는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침묵은 없다. 나는 오히려 그들에게 더 큰 발언권을 주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누군지 조차 모르던 사람들이 더 큰 발언권을 갖게 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브레넌 전 국장에 대해 "나는 결코 그를 존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브레넌 전 국장의 기밀취급권을 박탈하면서 다른 전직 관료들도 그 리스트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있지만, 현직 관리에 대한 기밀취급권 박탈이 이뤄진다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현직의 경우 기밀취급권이 없으면 직무수행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정직 상태를 거쳐 해임 수순을 밟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이 전문 변호사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취급권 박탈 언급을 두고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여된 인물들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자신을 비판하거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는 인물들에 대한 공격의 하나로 그들의 기밀취급권을 추가로 빼앗고 싶다고 말했으며, 관련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WP가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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