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원격내시경 수술로봇, 외부 절개 없어 출혈량 감소

▲ 수술로봇 케이-플렉스를 조종기로 조작하는 모습. KAIST 제공
기존 로봇수술 장비와 달리 움직임과 형태가 유연하고 장기 내부에서도 수술이 가능한 차세대 수술로봇이 개발돼 주목을 받는다.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기계공학과 미래의료로봇연구단이 개발한 원격 내시경 수술로봇이 최근 동물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케이-플렉스(K-FLEX)’로 불리는 수술로봇은 입이나 항문, 요도 등 우리 몸에 존재하는 통로를 따라 뱀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몸속을 자유롭게 관찰하면서 수술 부위에 접근하면 손가락처럼 생긴 초소형 로봇 팔이 나와 수술을 진행한다.

연구팀은 최근 국립암센터 손대경 교수팀 도움을 받아 돼지의 복강을 통해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을 삽입하고 담낭을 절개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빈치 등 기존 수술로봇은 곧은 수술도구를 이용해 복부에 3~4개가량 구멍을 내고 장비를 삽입해 수술을 한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외부 절개 없이 내부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출혈량과 세균 감염, 합병증 등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연내시경 수술로봇의 핵심은 소형 관절 기술에 있다. 기존 장비보다 절반 가까이 크기를 줄이면서 초소형 로봇 팔이 낼 수 있는 힘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렸다. 연구팀은 내시경 모듈을 제외한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었다.

최근 진행한 동물 실험의 경우 돼지 배 표면에 만든 절개 부위에 다양한 방향과 각도로 휘어지는 유연내시경 수술로봇을 삽입하고 병변에 위치한 간과 담낭으로 접근시켰다. 이후 직경 3.7㎜의 소형 수술 도구가 간을 젖히며 수술을 위한 시야 확보 후 간과 담낭 사이를 절제했다.

모든 수술 과정은 내시경 앞부분 카메라를 통해 송출된 돼지 신체 내부를 살피며 원격 조종 장치를 통해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지난 6월 런던 임페리얼 컬리지에서 열린 '서지컬 로봇 챌린지 2018'에서 베스트 어플리케이션 어워드와 오버롤 위너 상을 받기도 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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