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도지사가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어제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내년 3·1운동 100주년에 맞춰 충남에 가칭 '3·1평화운동기념관'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시의적절한 구상이다.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수많은 애국지사를 배출한 3·1운동의 성지이자 충절의 고장이라는 지역 정체성과도 잘 어울린다. 그 명분에 합당한 콘텐츠로 채울 경우 지역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3·1만세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는 단연 유관순 열사가 꼽힌다. 국민 속에 자리 잡은 유 열사의 위상은 그만큼 깊고 견고하다. 3·1운동이 일제 아래서 이념과 계급, 지역을 초월한 전 민족적 항일독립운동의 출발점이라는 세계사적인 의미를 망각할 수는 없다.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그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시대적 과제를 구체화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기념관을 건립해서 진정한 의미의 광복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가치와 동력을 발현하려는 충남도의 의지는 높이 살만하다.

천안에는 독립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독립운동 유물과 자료를 수집·보존·관리·전시하며,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는 종합적 학술전시관이다. 올바른 국가관 정립을 위한 겨레의 전당 역할도 하고 있다. 3·1평화운동 기념관과 기능이 중복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으나 상호 연계·벨트화 할 경우 오히려 그 기능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3·1평화운동 정신이 분단 극복을 위한 남북 공동의 인식 아래 실천력을 높이고 사회적 위기 극복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평화'라는 시대적 과제에 방점이 찍혔다.

지리적으로도 국토의 중심이고 수도권과도 가까워 여러모로 유리하다. 양 지사는 기념관 건립을 위한 범도민추진위원회를 구성, 국민적 단결과 실천의 구심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적 과제에 대응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기념비적 공간 구축 구상을 갈고 다듬기를 바란다. '평화'와 '미래'라는 주제를 어떻게 담느냐가 관건이다. 디테일에 성패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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