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제2금융권 대출 39조…자영업자들이 ‘증가’ 주도
대출규제, 부채 질 악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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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제2금융권에 손을 벌려야하는 지역 자영업자의 눈물이 굵어지고 있다.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그 어느때보다 자금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이 대출규제에 막혀 울며겨자먹기로 1금융에서 2금융권으로 넘어가면서 ‘고금리 반강제이주’는 현실이 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및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대전·충남지역의 제2금융권(비은행금융기관) 대출규모는 39조 6132억원이다. 이중 대전지역 제2금융권 대출규모는 13조 8818억원으로 전년 동월 13조 444억원 대비 8374억원 늘어났으며 충남지역은 25조 7314억원으로 전년 동월 22조 9500억원 대비 2조 7814억원 증가한 수치다. 금융업계는 제2금융권 대출규모 증가에 지역 자영업자의 대출이 주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2012~2017년 연평균 자영업자부채 증가율은 16.7%로 나타나면서 전체 부채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강력한 대출규제를 시행했지만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를 막지 못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에 경기침체가 겹쳐 사업체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문턱만 높아질대로 높아진 것이다.

사업체 운영을 지속하기위해 그 어느때보다 자금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이 정책금융·시중은행권에서 밀려나면서 제2금융권의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빚을 줄이기위해 시행된 대출규제가 또다른 빚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벌어진 것이다.

대전 유성구 지역에서 화학바이오산업체을 운영하는 성모씨(58)는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하더라도 모든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려울 뿐더러 시중은행권 대출이 녹록치 않아 2금융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실질적으로 급하게 필요한 추가적인 운영자금이 생기게 마련인데 고금리라도 도움을 구하게 된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출이 필요할땐 대출자는 이자 부담을 떠안고 가야한다. 특히 금리 부담이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으로의 이자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자영업자의 ‘부채의 질’이 악화된다는 의미로 향후 부실률이 높아져 지역경제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역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대출규제가 시작된데다 하반기부터는 제2금융권에도 규제가 예고돼 있는 등 대출압박이 커지면서 자금줄이 필요한 지역 자영업자들이 미리 손을 벌린것으로 보인다"며 "비은행권 대출이 많아진 자영업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에 가장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에 국내 시중금리 오름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고금리 대출로 연명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채무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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