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더운 요즘 충북 등 자치단체의 대책은 어떨까. 선뜻 생각나지 않는 건 무더위에 지친 기분 탓만은 아니다. 무더위쉼터 운영, 횡단보도에 세워진 그늘막, 도로 열기를 식히는 살수차. 우리가 최근 자주 보는 광경이다.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쉽다. 얼마 전 청주시는 폭염 대책으로 무더위쉼터에 일제히 비상구급함을 비치했다. 온열 질환자들을 위한 대책이라고 청주시는 설명했지만 내용물은 찰과상 등 피부외상 응급처치 위주다. 의학 관계자들은 ‘수분 섭취가 우선인 온열 질환에 뚱딴지같은 처방’이라고 조롱한다.
뙤약볕 속 길거리를 걷는 시민들을 위해 도심 교통섬 등에 설치된 그늘막도 사정은 별 반 다르지 않다. 황급히 설치된 그늘막 대부분은 해당 지역 주민센터가 사계절 내내 쓰는 행사용 천막이다. 지역 금융기관이 무상 지원한 그늘막이 조금 거들고 있는 수준이다. 한술 더 떠 지방의회는 생색내기 활동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자체는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폭염 자연재난 지정’ 법안 통과만을 대책 마련의 호기로 보고 있는 듯하다. 한계가 뚜렷한 자체 재난관리기금 말고 정부의 통 큰 예산 지원을 바라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되묻고 싶다. “다른 길을 찾기 이전 최선을 다했는지…” 어떤 창의력도 기대할 수 없고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 행정은 이제 지양하길 바란다.
김용언·충북본사 취재부 whenikis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