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의미 두고 해석 분분, 폭로 당시 정치 ‘중단’ 언급
정치적 명예회복 의지 분석, 법리적 해석보다 도덕적 문제
재개 가능성 희박 의견도…
무죄 선고 이후 법정을 빠져나온 안 전 지사는 기자들을 향해 "다시 태어나겠습니다"라며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 전 지사가 무죄를 인정받았으나 정치 재개는 어려울 것 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안 전 지사 스스로 이를 발판 삼아 정치 재개를 노릴 것이라는 의견도 비등한 상황이다.
재판부는 이날 피감독자의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이 유력 정치인이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며,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인 피해자의 임면권을 가진 것을 보면 위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별 공소사실을 두고는 "피해자 심리상태가 어땠는지를 떠나 피고인이 적어도 어떤 위력을 행사했다거나 하는 정황은 없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가 비서인 김지은 씨를 5차례 기습적으로 강제 추행한 혐의에 대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성적자유가 침해되기에 이르는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날 판결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 전 지사의 정치재개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중 안 전 지사의 정치재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에게 있어 법리적 해석보다 더 중요한 사안이 바로 도덕적 문제"라며 "특히 대권가도의 밑바탕이 된 안 전 지사의 평소 이미지에 비춰볼 때 이번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의 정치적·도덕적 책임마저 무죄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다시 태어나겠다"는 그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날 안 전 지사가 '다시 태어나겠다'고 밝힌 부분은 김지은 씨의 미투 폭로 이후 안 전 지사가 사과문을 통해 언급한 '정치 활동 중단'이라는 단어와 연계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당시 사과문에서 "일체의 정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안 전 지사가 정계 '은퇴'가 아닌 정치 활동 '중단'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을 비춰, 사과글을 올리기 전 어떤 용어를 사용할지 상당히 고심한 흔적으로 해석되면서 추후 정계 복귀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긴 복선이란 시각이 존재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권주자로 거론된 거물급 인사인 만큼 '다시 태어나겠다'는 그의 발언은 정치적 명예회복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방증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