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불리함 점수로 만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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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회의가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게 될 대입개편 권고안으로 ‘정시 수능전형 확대’를 제시하면서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목고나 자사고에는 성적이 좋은 학생이 모여 있어 고교 내신에선 불리하지만, 오히려 정시가 확대되면 내신의 불리함을 수능으로 만회할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12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국가교육회의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의 확대를 골자로 한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입시 전문가들은 일반고에 비해 내신은 불리하지만 수능에 강한 특목고·자사고 학생이 다소 유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오는 11월부터 시작하는 고입 전형에서도 문재인 정부 들어 침체기를 걷던 특목고·자사고의 선호도가 상승할 전망이다. 과학고나 전국단위 자사고, 외고 등 성적 우수 학생이 몰리는 고교의 경우 대입에서 내신비중이 커질수록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우선 정시모집 확대 방침으로 수시전형에서 실패한 수험생의 패자 부활 기회가 커지고 내신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는 “특목고, 자사고, 재수생 등 내신이 불리한 학생에게는 수능을 통한 역전의 기회가 커졌다”며 “수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수능 변별력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도 “서울 주요 대학이 정시 선발 비율을 현행보다 5~10%p 늘린다고 가정하면 외고·자사고 학생들에겐 더 유리한 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 치를 2020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의 정시 선발 비율은 22.7%이고, 서울 주요 대학 11곳은 29%이다.

정시 수능전형의 모집 비율은 늘리되 구체적인 비율은 확정하지 못한 이번 권고안으로 논란이 들끓고 있어 당장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의 고민도 커지게 됐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배우는 2015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토론과 독서, 체험활동, 수행평가 등을 중심으로 수업을 해왔는데 갑작스럽게 정시 확대로 방향이 바뀐다면 ‘학교 교육 따로, 대학 입시 따로’라는 앞뒤 안 맞는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학부모 김 모씨는 “정시모집 비율이 어디까지 늘지 정확히 알 수 없어 혼란스럽다”며 “일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대입제도 때문에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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