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의 젖줄 대청호가 녹조확산에 이어 빙어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최악의 폭염에 따른 수질 악화 탓이 크다. 대청호 빙어 집단폐사는 폭염이 극심했던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당시에도 올해 못지않은 폭염으로 빙어를 비롯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었다. 문제는 호수 표면을 하얗게 덮을 정도로 물고기가 죽어나가는데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옥천군 군북면 일대 대청호 수역 5㎞를 죽은 빙어가 뒤덮을 만큼 피해가 크다. 최근 이틀 동안 어민들이 수거한 빙어가 600㎏을 웃돌 정도다. 빙어는 12~18℃의 차가운 물에서 서식하는 냉수어종이다. 수온이 25℃이상 상승하면 폐사가능성이 높아진다. 빙어가 떼죽음을 당한 곳의 호수 표층 온도가 35℃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니 서식환경이 무너진 것이다. 수온이 이렇게 높으면 붕어, 잉어 등도 살기가 어렵다.

대청호 어장이 송두리째 망가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1994년 빙어가 떼죽음을 당한 이후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획량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어민들의 주장이다. 과거 25~30t에 달하던 빙어 어획량이 지난해에는 7t에 그쳤다고 한다. 당국은 매년 수천만개의 수정란을 인공부화 해 호수에 넣고 있지만 어장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번 폭염이 어장을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파괴된 생태계를 원상회복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차 보아왔다. 폭염과 같은 자연현상엔 마땅한 대처방안을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지구온난화로 매년 폭염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고 보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호수 수질을 개선한다면 물고기의 서식환경도 나아질 것이다. 호수로 유입되는 오염원 차단이 급선무다. 빙어 떼죽음이 단순히 폭염 때문인지도 명확히 원인을 규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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