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후보들 충북 찾아…이시종, 설치반대 건의문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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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청주시 충북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송영길(왼쪽부터) 김진표, 이해찬 당대표 후보들이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권 후보들이 충북이 건의한 ‘KTX세종역 설치 반대’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보였다. 8·25 전국대의원대회를 보름 앞두고 송영길·김진표·이해찬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은 지난 10일 충북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시종 지사는 이날 충북도당 정기대의원대회·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열린 청주시 장애인스포츠센터를 찾아 직접 건의문을 전달했다.

집권 여당의 당권 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에서 충북 현안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서다.

이 지사가 후보들에게 건넨 건의문에는 세종역 설치 반대 논리가 담겼다.

비용대비 편익률(B/C)이 떨어지는 점과 기존 KTX오송역~공주역 사이에 세종역이 들어설 경우 역간 거리가 22㎞에 불과해 천문학적 건설비를 투자한 고속철도의 저속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세종역 신설이) 충청권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의문을 받아든 당 대표 후보들은 입장을 달리했다.

김진표 후보는 “대한민국의 허리인 충청권이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잘 살 수 있다”며 “KTX오송역을 당초 합의대로 세종시 관문역으로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세종역 백지화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충북 당심을 공략하고 오송역을 ‘세종 관문역’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송영길 후보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충북 입장을 거들었다. 송 후보는 “세종역은 예산낭비”라며 “오송역을 지켜내겠다. 강호축 개발과 X축 발전의 거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반면, 세종이 지역구인 이해찬 후보는 세종역 신설을 언급하지 않았다. 충북의 거센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중부고속도로 확장과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며 충북 숙원사업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세종역 신설은 해묵은 논란이다. 이 지역 이해찬 국회의원이 불씨를 당긴 이후 충북과 세종은 꾸준히 마찰을 빚어왔다.

충북시민단체 등은 여전히 “오송역 위상 약화와 세종시 출범 취지를 벗어난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열린 TV토론회에서도 세종역 신설 추진을 약속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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