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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이수연 작가의 영역 확장 실험, 그 귀추는

'미스터 션샤인'과 '라이프', 촘촘하지만 느린 전개

연합뉴스 cctoday@cctoday.co.kr 2018년 08월 11일 토요일 제0면     승인시간 : 2018년 08월 11일 07시 50분
김은숙·이수연 작가의 영역 확장 실험, 그 귀추는

'미스터 션샤인'과 '라이프', 촘촘하지만 느린 전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를 낳은 스타 작가 김은숙과 데뷔 직후 '비밀의 숲'이란 걸작을 내놓은 작가 이수연이 각자 실험적인 신작을 내놨다.

아직 초중반 레이스 중인 두 작품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만반의 준비를 거쳐 나온 대작에 대한 호평도 많지만, 두 작품 모두 최근 드라마 트렌드와는 달리 촘촘하면서도 느린 전개를 선보이면서 "어색하다"거나 "아쉽다"는 평도 듣는다.







로코(로맨스코미디)의 달인 김은숙은 tvN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에서 로맨스와 시대극의 결합을 시도했다. 워낙 마음을 간질이는 로맨스극에 능한 그이지만, 이번에는 구한말이라는 시대적 배경까지 얹음으로써 사랑의 아픔과 삶의 고뇌를 배가하는 전략을 택했다.

다 가진 듯 보이는 애기씨 고애신(김태리 분)과 노비 출신으로 바다를 건너 미군이 된 유진 초이(이병헌)는 평시였다면 그저 신분의 벽을 사이에 두고 애달파하는 연인이 돼 평범한 러브스토리를 그렸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극'이라는 장치를 통해 애신은 부모를 따라 의병활동을 하고 유진은 미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이 됐으며, 두 사람이 사랑을 이루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더 많아졌다.

극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진화한 셈이다. 구동매(유연석)와 김희성(변요한)이 애신과 맺는 관계도 마찬가지다.

김은숙은 애신과 유진, 동매, 희성 간 사각관계를 중심으로 극을 전개하되 장승구(최무성), 황은산(김갑수) 같은 무명의 의병들과 이완익(김의성) 같은 친일파까지 혼란한 시대 속 인물들을 섬세하게 조명하면서 시대극의 풍성함을 살리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 5인방의 이야기에 더해 주변 인물들까지 스토리라인을 다 살리려다 보니 이야기 전개가 더뎌지면서 최근 드라마 트렌드인 '쾌속 전개'와는 멀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청률 역시 10회 언저리에 오면서부터 겨우 상승세를 탔다.

인물별 심리 묘사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조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각각 서사를 쌓아야만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10회로 올 때까지도 큰 이야기 전개가 없었다는 것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노동렬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7일 열린 서울드라마어워즈 간담회에서 "현재까지는 절반의 성공 또는 절반의 실패라고 할 수 있겠다"며 "요새는 외국 드라마들을 봐도 전개가 정말 빠르다. '미스터 션샤인'도 18부작이나 20부작으로 제작했다면 일찍부터 훨씬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수연 작가 역시 '비밀의 숲'에서 보여준 추리 포맷을 일부 살리면서도 의료계를 배경으로 해 인간 군상의 묘사와 사회적 메시지를 강화한 JTBC 월화극 '라이프'로 역량 입증에 나섰다.

'비밀의 숲'도 그랬지만 '라이프'에서는 선과 악을 뚜렷하게 구분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 속에서 죽은 사람을 추리하는 것보다도 자신의 이익 또는 신념을 지키려는 자들의 군상을 관찰하는 게 이 드라마의 재미 요소이다. '비밀의 숲'과는 분명히 다른 지점이다.

상국대병원을 '구제'하러 온 사장 구승효(조승우)는 모든 걸 자본의 논리로만 보는 '문제아' 같이 보이지만, 자기 잇속만 챙기는 의사 집단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때로는 그가 맞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구승효가 고인 물에 돌을 던지는 역할이라고 표현한 이노을(원진아)의 표현처럼.

구승효 역시 인큐베이터 속에 있는 환아들을 보면서 생각에 잠기는 등 변화 조짐을 보인다. 시청자들은 결국 그가 예진우(이동욱), 주경문(유재명)의 올곧은 신념에 어느 정도는 동화되리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의료 관련 이슈는 현실에서도 늘 각각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라이프'가 어쩌면 법조계를 배경으로 했던 '비밀의 숲'보다도 촘촘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여기에 '이윤이냐 인명이냐'는 의료계의 고전적인 물음과 사회적 메시지들이 가미되면서 작품의 스케일은 더 커졌다.

다만 너무 많은 이야기와 너무 많은 장르를 다루려다 보니 회차별로 재미의 편차가 크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갈수록 '비밀의 숲'과는 다른 전개 양상을 보이는 데다 늦은 전개 탓에 전작 팬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면도 있다. 시청률 역시 아직은 5%(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밑돌고 있다.

오환민 CP는 11일 "'라이프'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각자의 목표와 방향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며 "선과 악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하는 드라마이다. 그 부분에 집중해서 봐달라"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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