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저수율 하루 2% 감소, 9일 기준 29.7% 내려 앉아
“논두렁까지 물 찰랑 거렸는데…”, 농사 걱정에 농민 속 타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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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만해도 물이 가득했는데 눈에 보이도록 쭉쭉 줄어드니 무섭슈.”

예당평야(6917㏊)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예당저수지. 9일 오전 10시경 찾은 예당저수지는 눈에 띄게 수위가 낮아져 있었다. 폭염이 꺾이지 않은 데다 짧은 장마 이후 2~3차례 소나기를 제외하곤 한 달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저수율이 29.7%(9일 기준)로 내려갔다.

이로 인해 저수지는 군데군데 바닥을 드러냈고, 넓은 진흙 벌판이 생겨났다. 가장자리에는 한동안 물이 차지 않으면서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또 물 위에 떠있어야 할 낚시용 수상좌대 30여개는 진흙 위에 내려앉아 배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갈 수도 있었다. 상류로 갈 수록 수위는 더 낮아져 수면보다 바닥을 드러낸 부분이 더 많았고 하류에는 저수지 한복판까지 갈 수 있는 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물이 바짝 줄면서 수면 가장자리에는 녹조로 보이는 연둣빛 띠가 형성되기도 했다.

인근 마을 주민 이모(61) 씨는 검은 벌판으로 변해버린 저수지를 가리키면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논두렁 앞까지 물이 찰랑거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확시기도 얼마 안남았는데 자칫 1년 농사를 망칠까 농사 짓는 입장에선 입이 마르고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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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저수율이 30%대로 떨어지면서 바닥을 드러낸 예당저수지. 물 위에 떠있어야 할 낚시용 수상좌대가 진흙 벌판 위에 내려앉아 있다. 조선교 기자
도에 따르면 예당저수지(총 저장량 4600만t)의 저수율은 하루 2% 가량씩 감소하고 있다. 도는 오는 20일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고갈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예당저수지와 같이 40% 미만으로 저수율이 내려간 도내 저수지는 13곳으로 광천과 대사, 모월, 벽정, 수부, 순성, 장곡, 해창 등이다. 도내 담수호 중에서는 대호호가 저수율 28%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당저수지의 경우 올해 초 금강 공주보 하류의 하천수를 농업용수로 끌어올 수 있는 금강~예당 도수로가 개통됐지만 아직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등이 취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공주보 하류 아래 백제보 인근 농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예당지 취수를 추진하던 중 관련 민원이 다수 제기된 것을 파악했다”며 “이와 관련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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