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잔액 304조 6000억…한달새 2조 5000억↑
가계대출은 주춤…“내수부진 등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우려”

대출규제에도 자영업자들의 부채(빚) 증가는 멈추지 않았다. 이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효과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빚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5조 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4조원, 지난달 대비 7000억원 작아진 규모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7월 6조 7000억원에서 올해 7월 4조 8000억원으로 1조 9000억원 줄었고 올해들어 매월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증가세가 꺾인 것이지 총량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가계대출 총 규모는 지난달 기준 796조 6000억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세는 안정화되는 추세지만 증가속도를 지금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며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 취약요인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과 핀셋형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속도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04조 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조 5000억원 늘었다.

지난 2월 대출 증가 규모가 2조원대로 회복하더니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2조원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증가 규모는 지난 3월(+2조 9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은 모두 15조 8000억원 증가했다. 1~7월 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 증가액의 절반을 개인사업자 대출이 밀어 올린 셈이다. 가계대출이 정부 대책 효과로 증가세가 꺾이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정부가 3월 말부터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자영업자의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으나 '약발'은 아직 미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로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주택 거래량이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기도 했다"며 “반면 자영업자 대출 증가는 유지세를 보이고 있어 연내 금리가 오르거나 내수가 부진해지면 개인사업자 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개인사업자 대출은 연체율은 조금씩 오르는 모양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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