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봉 충북NGO센터장

지난 6월부터 행정안전부와 희망제작소 그리고 충북시민재단은 2018 국민참여 사회문제 해결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질문이 새로운 해결방법을 만든다는 주제로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문제에 대해 국민이 직접 해결의 주체로 참여하고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우리의 일상속에서 마주하는 불편함과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해결방법을 찾아 실험해 보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상상테이블을 개최하고 직접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 국민연구자로 등록하는 과정이 마무리 됐다. 현재 전국에서 30개의 아이디어가 선정됐고 충북도 2개의 아이디어가 뽑혀 온라인 국민심사를 거치고 있다. 국민심사를 거쳐 선정돼면 100일간의 사회실험에 들어간다.

국민이 주인인 정부를 기치로 내건 현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에 광화문 1번가의 상설 운영, 시민주도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 지원 등을 포함했다. 사회혁신이란 절실한 사회적 필요가 있는 시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기존의 방식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참여와 행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과정 또는 방식을 말한다. 사회적가치의 실현을 위해 문제 당사자인 국민들의 참여와 행동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다.

혁신은 낡은 것을 바꾸거나 고쳐서 아주 새롭게 하는 일이다. 혁신은 그 동안 경제 분야에서 기업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신기술을 발명해 내는 기술혁신으로만 이해됐다. 하지만 기술혁신이 우리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었는가에 대해서는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기술의 발전만큼 사회의 구조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사람을 위한 그리고 사람과 함께하는 혁신이라야 진정한 혁신이다. 사회혁신은 낯설지만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이미 우리 주위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서울의 마포 염리동 소금길의 경우 범죄자와 피해자를 포함해 범죄와 관련된 모든 이해 관계자의 행동과 심리 등을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디자인을 개발해 환경을 바꾸는 것이 CCTV를 몇 대 더 설치하는 것보다 범죄예방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안전골목이라는 이름으로 확대되고 있다.

영국의 공익 싱크탱크인 영 재단의 대표 상임이사이자 참여재단의 의장으로 일하는 사회혁신 운동가 제프 멀건은 사회혁신은 '벌들'과 '나무들' 이 공생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야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벌들이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소규모 조직들, 즉 이동성이 있고 재빠르며 꽃들끼리 상호수분을 할 수 있는 개인 및 그룹들이다. 나무들이란 정책을 실현하거나, 그에 필요한 탄력성과 기반, 규모를 갖추고 있는 정부, 회사, 혹은 대규모 NGO단체들이다. 우리의 삶과 미래를 위해 사회혁신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사회적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우리사회의 혁신을 위해 지방정부는 시민들과 소통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수준까지 협치를 이뤄낼 것인가 해답을 찾고 협력구조를 튼튼히 해야 한다. NGO는 시민들의 참여를 높여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민을 후원자의 역할만이 아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세우는 지원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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