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 예민…향수 자제해야

▲ 폭염 속 벌의 활동 증가로 벌집제거 건수도 늘어났다. 사진은 벌집제거 모습. 대전소방본부 제공
“여기에 엄청 큰 벌집이 있어요.” 한 달 째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때아닌 말벌이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등산이나 벌초 시 발견하던 벌집은 최근 주택이나 공원 등 도심에서도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7월부터 개체 수가 증가하는 말벌은 8월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데 올해는 장마도 일찍 끝나고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말벌의 활동 시기가 앞당겨졌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벌집 제거 건수는 2016년 3739건을 시작으로 지난해 2995건이 발생했으며 올해는 현재까지 1790건의 벌집제거가 이뤄졌다.

말벌이 늘어나면서 이를 처리하는 소방대원은 화재 출동보다 벌집 제거가 여름철 주 업무로 자리잡았다. 앞서 지난 1일에는 하루에만 무려 74차례 벌집제거가 발생해 최다 신고를 기록했다.

말벌의 경우 일반 벌보다 독성이 15배 높으며 최근엔 산이나 숲이 아닌 열섬현상으로 아파트 외벽과 처마 아래 등 우리 주변에서도 말벌의 서식지가 발견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작년 7월과 비교해도 344건이던 벌집 제거는 올해 463건으로 전년 대비 100건가량 늘어났다.

충남도 늘어난 벌집 제거신고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2094건이던 벌집 제거 건수가 올해는 2543건으로 전년 대비 무려 500건가량 증가했다. 벌집 제거 출동이 잦아지면서 벌 쏘임 사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대전은 현재까지 5건의 벌 쏘임 사고가 발생했으며 충남은 지난해 108명의 사람이 벌에 쏘였으며 올해는 165명으로 벌 쏘임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24일 대전에선 60대 여성이 벌에 쏘여 저혈압과 온몸에 발진을 일으키는 아나필라시스라는 알레르기 쇼크를 일으켜 목숨을 잃을 뻔했다. 여름철 말벌의 활동이 활발한 만큼 소방본부는 벌집을 발견하는 즉시 작은 크기여도 건들지 말고 119로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후각에 예민한 벌을 자극하는 향수나 스프레이 등은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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