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상에 '인기영화상' 신설…블록버스터 수상 길 열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인기 영화'에 대해 새로운 수상 부문을 만들기로 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할리우드 연예매체들에 따르면 아카데미 측은 인기영화 부문의 수상작 선정에 대해 세부 내역을 밝히지 않았지만, 박스오피스(영화 흥행수입)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영화를 시상하는 부문을 별도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가칭 '인기영화상'으로 불리게 될 이 부문은 2020년 시상식부터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지 못해 오스카상 후보로는 철저하게 외면받아온 블록버스터(액션대작) 영화들이 본격적으로 아카데미 후보작으로 진출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매체들은 지난해 흥행에 크게 성공한 마블 액션 블록버스터를 예로 들어 "'블랙 팬서'가 아카데미상을 거머쥘 기회가 열렸다"고 평했다.

그동안 오스카 시상식에서는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포레스트 검프' 외에는 흥행에 성공하고 상도 수상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영화가 보기 드물었다.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부문을 수상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630만 달러로 10위권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아카데미 측의 인기영화상 신설 의도는 오스카 시상식 시청률이 해마다 급속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리우드 매체들은 분석했다.

오스카 시상식은 1998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향세를 그렸으며 올해 시청자는 2천650만 명으로 작년보다 20%나 급감했다.

아카데미 측은 2020년부터 시상식 시점을 2월 초로 앞당기고 전 세계에 3시간 생방송을 내보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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