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직접 나서자 업계 환영…카뱅·케뱅 "상품 다변화 기대"

▲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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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완화 길 열렸다"…제3의 인터넷은행 출현 기대(종합)
문 대통령 직접 나서자 업계 환영…카뱅·케뱅 "상품 다변화 기대"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한혜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銀産分離) 규제 완화를 촉구하면서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출현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이 분야에 입성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숙원'이 풀렸다는 분위기다. 자본금 확충과 상품 다변화가 예상된다.

◇ 금융당국,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안 연내 발표

8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제3의 인터넷은행 출범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회동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특례법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관계자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34% 또는 50%로 상향조정하는 입법이 통과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을 영위하려는 사업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금융산업에 대한 진입정책을 결정할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가 9~10월 중 제3의 인터넷은행 인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특례법이 이달 중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이런 입법이 반영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정책 발표가 연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은행 인가 접수 후 평가까지 감안하면 내년에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수 있다.

금융업권에서는 많게는 2~3개 인터넷은행을 새로 허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파크와 네이버, SK텔레콤, 키움증권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인터파크는 지난 2015년 첫 인터넷전문은행 선정 당시 SK텔레콤·기업은행·NH투자증권·현대해상화재보험·GS홈쇼핑·BGF리테일·NHN엔터테인먼트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예비인가 신청을 했으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밀려 고배를 든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인터넷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국회에 관련 입법을 촉구했다.

◇ 카카오뱅크, 새로운 핀테크 플랫폼 기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자본금 확충을 통해 대출 확대 등 기본 먹거리 확보를 계획하는 한편, ICT(정보통신기술)와 결합한 핀테크로서 진로를 구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8일 "4월에 증자를 했기에 당장 시급하지는 않지만, 은행 영업에 있어 자본력이 기본이기에 증자는 계속 필요하다"며 "은산분리 완화로 장기적으로 길이 트였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4월 5천억원 규모 증자를 하면서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율 58%에 해당하는 2천900억원보다 적은 1천860억원만 출자하겠다고 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이에 2대 주주인 카카오[035720]가 한국투자금융지주 실권주를 인수해 증자를 마무리 지었다.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어 의결권이 없는 전환우선주를 인수했다.

카카오뱅크는 핀테크 플랫폼으로서 역할도 고민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나 내년 중 신용카드나, 수수료율이 0%대인 앱투앱 결제를 출시하려 했지만 기존 결제방식을 뛰어넘는 혜택이나 할인율을 제공해야 하기에 출시 시점이 뒤로 미뤄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하자마자 새 혁신 상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내부에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들을 앞으로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케이뱅크, 자본확충 후 신사업 추진

카카오뱅크보다 주주 구성이 다양해 증자에 더 어려움을 겪는 케이뱅크는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강력한 대주주 중심으로 안정적인 자본확충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충분한 증자가 이뤄진다면 자본금 여력에 따라 신용대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현재 상황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며 "나아가 앱투앱 결제, 모바일 기술과 결합한 주택담보대출 등 새 사업 추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1천500억원으로 계획한 유상증자가 불발돼 300억원 전환주 발행에 그쳤다.

현행 은산분리 규제 하에서는 대주주인 KT[030200]가 혼자서 대규모 증자를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거의 모든 주주가 지분율대로 증자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

규제 완화가 완전히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케이뱅크는 우선 기존 주주를 상대로 후속 증자를 진행 중이다.

케이뱅크는 기존 주주 중 금융주력자인 우리은행이나 DGB캐피탈이 지분율을 큰 폭으로 늘려 대주주가 되는 방안이나 외부 새 주주를 찾는 방법 등을 모색하고 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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