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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폭염으로 인한 전기요금 지원 대책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덥다, 더워"를 달고 산다. 가마솥 안에 살고 있는 기분이다. 밖은 지옥이다. 35℃는 놀랍지도 않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 막힌다. 끈적함은 덤이다. 출근길 '간디'로 빙의한다. 수행하는 마음으로 긴 언덕을 오른다. 일렁이는 태양에 기분도 울렁거린다. 밤도 나아지질 않는다. 그 좋던 여행마저 가기 싫다. 집 나가면 개고생임을 깨닫는다. 집에서 에어컨 틀면 그게 '피서'다. 거기에 수박까지 곁들이니 '천국'이다.

☞폭염이 무섭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게 있다. '폭탄' 누진제다. 에어컨을 안 틀면 살 수가 없다. 그럼에도 '걱정'은 된다. 다음 달 전기세 고지서가 두렵다. 몇 배가 늘어날지 감도 안 잡힌다. 그래서 참다가 틀고, 찬 기운으로 버틴다. 다들 마트·카페로 가는덴 이유가 있다. 우리 집 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빵빵 트는 에어컨에도 부담이 없다. 그저 시원함을 누리면 된다.

☞누진제 폐지 요구가 빗발친다. 정부는 2016년 12월에 주택용 누진제를 개편했다. 6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했다. 요금 단가 차이도 최대 11.7배에서 3배로 줄였다. 그러나 국민은 여전히 ‘부담’이다.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이 더 큰 폭으로 오른다. 4인 가구가 하루 3.5시간씩 에어컨을 틀면 평소보다 월 6만3000원을 ‘더’ 내야 한다. 하루 10시간씩 틀면 월 17만7000원을 ‘더’ 내야한다. 또 ‘가정용’만 누진제를 적용한다. 국내 전기 사용량 중 가정용은 13%에 불과하다. 산업용 56%, 상업용 20%다. 가까운 일본은 다르다. 누진제 3단계는 같다. 하지만 1단계와 3단계 요금 차이는 최대 1.5배 정도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에어컨을 켜라"고 권유한다. 또 일본은 모든 사용처에서 누진제를 똑같이 적용한다.

☞정부도 '폭염 재난'에 백기를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누진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7일 당정은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7~8월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또 3단계인 누진제 구간 중 1단계와 2단계 구간을 확대한다. 1단계 상한은 200㎾→300㎾, 2단계는 400㎾→500㎾로 조정한다. 이 계획은 한전 이사회를 거쳐 정부에서 최종 확정한다. 요금 인하 효과는 총 2761억원이다. 가구당 평균 19.5% 요금이 인하된다. 그나마 시원해지는 소식이다. 재난은 재난답게 대처해야 한다. ‘시원함=부담’ 공식이 깨지길 바란다. ‘폭탄’ 없는 여름을 기대한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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