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시의회가 출범한지 어느덧 27년. 지난 7월 시민의 선택을 받은 지역 새 일꾼들로 제8대 전반기 원 구성을 마쳤다. 이제 막 출발선에서 한걸음 나선 기분이다. 대전시민의 권익신장과 복리증진, 성실한 직무 수행을 위한 다짐부터 시작했다. 이 다짐이 앞으로 4년 동안 잊지 말아야 할 초심(初心)이다. 초심을 놓지 않는다면 ‘행복한 대전 발전’은 가능하다고 본다. 훌륭한 인물이 되고 중요한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심(心)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는 초심, 둘째는 열심, 셋째는 뒷심이 그것이다. 그 중 제일 중요한 심(心)은 초심이다. 초심 속에 열심과 뒷심이 있고, 초심이 바통을 잘 넘겨줘야 열심과 뒷심이 이어달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면 어느새 뒷심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목표한 것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는 초심이 변질되었을 때 찾아온다. 위기가 다가왔을 때가 초심을 점검해야 할 때다. 초심을 다잡는다면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 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처음 가졌던 겸손함과 순수함을 상실한다면 중요한 목표는 결국 좌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전에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 먹었던 마음을 저버리지 않으면 성공치 못할 사람이 없다는 가르침이다.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하면 그 과정에서 많은 난관을 만나게 되고, 그러면서 당초에 먹었던 마음이 변색하고 퇴색하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초발심을 두 번, 세 번 되뇌어 끝까지 유지하면 어느 순간 목표했던 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초심은 거창하고 위대한 것만은 아니다. 지킬 수 없는 위대한 목표가 아니라 지킬 수 있는 작고 사소한 행동에서 시작될 수 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작은 목표라도 이를 받쳐주는 든든한 초심이 있다면 큰 기적이 찾아올 수도 있다.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어떤 일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 기대보다 잘 하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볼링을 한 번도 못 쳐봤다는 이가 스트라이크를 쳤을 때 그는 초심자의 행운을 얻은 것이다. 그러나 초심자의 행운이 단순히 행운이라고 하기보다 나름 근거가 있지는 않을까.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러한 의지가 행운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별하고 대단한 것은 아니다. 원칙을 지키고 겸손과 순수함, 그리고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큰 무기가 되어 행운을 얻는 것이 맞다고 본다.

대전시의회의 의장으로서 초심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지난 6·13 지방선거 기간 시민 한 분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민생현장에 찾아가 더 잘 살고 더 행복한 대전을 바라는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더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의정에 반영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것은 초심이었다. 초심자의 행운이라 해도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그 행운은 시민 행복으로 가는 단초가 될 것이다. 초심을 지켜 열심히 노력하면 시민이 웃는 날이 많아지고 행복한 대전이 될 거라 믿는다.

이제 초심을 바탕으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 온 힘과 정성을 다해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소소한 일부터 시작하겠다. 대전시민의 눈과 귀가 돼 구석구석을 살필 것이다. 발로 뛰는 현장 의정으로 시민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의회가 될 것이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되 합리적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의회로 거듭날 것이다. ‘행복한 대전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뛸 것이다. 이렇듯 초심을 유지하고 열심히 뛰다보면, 4년 후 초심은 얼마나 열심히 뒷심을 발휘하고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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