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미시 심리묘사로 시대 아픔 보는 '미스터 션샤인'

긴 예열 후 본격 격동 예고하며 시청률·화제성 상승세

연합뉴스 cctoday@cctoday.co.kr 2018년 08월 08일 수요일 제0면     승인시간 : 2018년 08월 08일 08시 17분
미시 심리묘사로 시대 아픔 보는 '미스터 션샤인'

긴 예열 후 본격 격동 예고하며 시청률·화제성 상승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때로는 대학살 같은 대중의 참상보다 한 사람의 갈기갈기 찢긴 내면이 고통을 더욱 고스란히 전해주기도 한다.

tvN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은 그런 지점에서 그동안 우리가 흔하게 보던 근현대극과는 다른 얼굴을 한다.

'미스터 션샤인'도 피폐한 민초의 삶을 이따금 보여주지만 극 중심은 저마다 다른 신분에,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5인방이다.







고귀한 신분이지만 일찍 여읜 부모를 따라 의병 활동에 뛰어든 애기씨 고애신(김태리 분)과 노비 출신으로 억울하게 어머니를 잃고 바다를 건넜다가 미국 군인이 된 유진 초이(이병헌), 백정의 자식으로 살다 일본의 국가주의 우익 조직에 몸 담은 구동매(유연석)는 각자 다른 상처를 안고 있다. 그리고 그 상처는 구한말 국력이 약해지고 정세가 요동치면서 틈새가 더 벌어진다.

다 가진 바람둥이처럼 보이지만 격동의 시기 조선에 건너와 애신에 반한 죄로 고초를 자처하게 될 김희성(변요한)과, 번듯한 호텔 총지배인이지만 고종 황제(이승준) 밀사 노릇을 하며 마찬가지로 격랑에 휘말리게 될 쿠도 히나(김민정)도 마찬가지다.







'미스터 션샤인'은 이 다섯 명의 서사를 풀어내는 데 거의 10회 가까이 썼다. 총 24부작임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다. 스타 작가 김은숙과 이응복 PD 신작임에도 시청률이 10%대 초반에서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화제성이 기대 이하였던 것도 초반 스퍼트를 내기보다는 서사를 쌓는 데 주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5부 능선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긴 지반 다지기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듯하다.

시대 아픔을 전하는 데는 외세 침략 사이에서 일상을 침해받는 민초의 모습을 거시적으로 그려내는 방식도 있었겠지만 김은숙 작가가 택한 방법은 본인의 특기를 살린, 인물들의 심리묘사에 집중하는 미시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노비 자식이었다는 유진의 고백을 들은 애신이 충격을 받은 것은 단순히 사농공상 틀에 박혔기 때문이 아니다. 과거 자신이 구해준 동매가 "호강에 겨운 양반 계집"이라고 한 기억이 되살아날 정도로 자기 신분과 의병활동 간 괴리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에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는 살 수 있소?"라는 유진의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도 났을지 모른다.

이렇듯 김은숙 작가는 이번에 주특기인 로맨스를 골자로 하되 시대 배경을 구한말 일제강점기 직전으로 잡으면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구도까지 녹여냈다. 여기서 가진 자는 일본이 아니고, 못 가진 자는 조선 국민이 아니다. 가진 자도 못 가진 자도 조선 안에 있는 게 핵심이다.







물론 우리 내부의 모순과 갈등을 그린 작품을 보는 데는 불편함이 따른다. 일본 제국주의의 악랄함을 악으로 규정하고 그에 결사항전한 우리 국민을 선으로 놓으면 보기에는 한결 단순하고 편리하다. 영화 '군함도'처럼 친일 논란에 시달릴 이유도 없다.

결론적으로 '미스터 션샤인'은 불편한 길을 택했다. 시곗바늘이 일제강점기 쪽으로 갈수록 그 불편함은 아마도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제작진은 5인방과 조선 내부에 대한 미시적인 접근이 더 큰 울림을 주리라는 확신이 있는 모양이다.







다만 회차마다 시청자들한테 임팩트를 줄 만한, 가장 멋진 '한 장면'을 위해 인물별 대사와 행동마다 힘을 줘서 작위적으로 쌓아간다는 느낌을 주는 문제는 남은 편집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이밖에 남녀 주인공 간 조화나 일부 역사적 고증과 관련해서도 제기되는 지적이 여전히 있다.

'미스터 션샤인' 제작사 화앤담픽쳐스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총 24부작인 만큼 초반에 인물별 서사를 탄탄히 쌓았다. 보통 16부작인 다른 미니시리즈와 비교하면 이제 시작인 셈"이라며 "앞으로 시대가 본격적으로 격동의 시기에 접어들면서 인물들 감정선의 굴곡도 커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제작진 의도대로 극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시청률은 본격적으로 상승세다.

1회 8.9%(닐슨코리아 유료가구)에서 시작해 3회에서 10%를 넘고 줄곧 답보 상태던 시청률은 지난 5일 방송한 10회에서 13.5%로 뛰어올랐다.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이날 발표한 화제성 지수인 CPI에서도 2위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2계단 뛰어올랐고, 스마트미디어렙이 집계한 방송클립 재생 순위에서는 1위에 랭크됐다.

lisa@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http://www.cc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