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봉 예산군수

2019년은 예산이라는 지명이 탄생한 지 1100년이 되는 해다. 고려 태조가 즉위한 지 2년째 되는 해인 919년에 예산이라는 지명이 처음 탄생했다. 전국적으로 고려시대에 생긴 지명이 많은데 올해에 지명 천년을 맞이하는 지자체가 전국에 몇 군데 있다고 한다. 우리군은 그보다 백년이나 더 됐으니 그 유구한 역사에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후삼국시대 통일전쟁이 한창이던 때 고려 태조는 934년 예산으로 친히 행차해 대민 교서를 발표했다. 또 예산산성을 거점으로 삼아 후백제와 전투를 수행했다. 또 예산군은 백제 부흥운동의 발상지였으며 동학 농민 운동의 격전지이자 한내장 4·3 만세운동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구국의 요람이다. 의좋은 형제의 우애가 살아 숨 쉬는 예와 덕의 고장이기도 하다. 자암 김구 선생, 아계 이산해 선생, 죽리 김이교 선생, 추사 김정희 선생, 면암 최익현 선생, 매헌 윤봉길 의사등 우리 지역이 배출한 걸출한 인물들은 예산군의 정신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예산군은 보부상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내포지역 경제의 중심지였으며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최초의 지방은행이었던 호서은행, 충남방적 등 충남 내륙의 경제 중심지였다.

예산군은 2019년 예산지명 1100주년의 해를 맞아 예산의 뿌리를 찾고 1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와 81개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각종 물질적 사업도 중요하지만 재도약을 위해 더욱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행정에 대한 불신과 세대·지역 간 갈등,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등이 만연한 사회다. 이러한 사회의 모습은 더 나은 미래사회로 나아가는데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2019 예산지명 1100주년을 맞아 군민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1100년 역사에 걸맞은 군민 의식변화와 함께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1100년의 유구한 역사를 품은 예산군의 군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군민 대화합을 이룬다면 모두가 행복한 새천년 희망예산을 만드는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예산지명 1100년의 궁극적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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