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정전원인 아파트 노후 변압기 대책은 없나
노후아파트 기준낮은 변압기, 에어컨 사용 이겨내지 못해
한전, 65곳에 교체 공문보내, 올해 5곳 신청 … 3곳은 철회

<글 싣는 순서>
上. 교체지원에도 실적 저조
下. 폭염도 재해 … 지자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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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변압기 폭발화재 재현실험. 충청투데이 DB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폭염특보가 26일째 이어지고 있다. 견디기 힘든 날씨속에 전기의 소중함은 더욱 크게 와 닿는다. 특히 아파트단지에서 정전이라도 발생하면 주민들은 고온에 무방비로 내던져지고, 냉장고의 음식물이 상하는 등 큰 피해를 입는다. 충청투데이는 여름이면 발생하는 정전의 원인을 짚어보고 대책을 모색해본다. / 편집자

#지난 달 23일 오후 7시 40분경 제천시 신백동 A아파트 구내설비에서 자연발화로 인한 정전이 발생했다. 전력수요로 인해 변압기에 과부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약 3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650여가구의 주민들이 무더위 속에 큰 불편을 겪었다. 한국전력 충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충북 지역에서는 5건의 아파트 정전 사고가 일어났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정전이 발생하면 통상 한국전력(이하 한전)으로 항의가 쏟아진다. 한전 직원들조차 “한전에 근무하지 않았다면 한전에 항의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아파트에서 발생한 정전의 원인은 대부분 노후화 된 자체변압기가 과부하를 이겨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오래전 지어진 아파트는 에어콘 사용 등을 감안하지 않고 기준이 낮은 변압기를 설치했는데, 최근 에어콘 설치 및 이용이 크게 느는데 반해 변압기가 이를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아파트 설비가 원인이 된 정전의 책임은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있다. 한전은 전기전문가의 입장에서 현장에 출동해 보수공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정전이 계속되자 한전에서는 노후변압기 교체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충북지역에서의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5일 한전 충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65개 아파트단지에 노후변압기 교체 사업을 홍보하는 공문을 보냈다. 교체 대상은 세대당 3㎾ 이내이고 설치 후 15년이 경과된 변압기를 보유한 아파트다. 지원내용은 세대용 변압기용량 1㎾당 1만 6000원으로 통상 자재비의 약 50%, 총공사비의 약 30% 수준이다.

올해 충북지역에서 홍보가 이뤄진 아파트단지 중 5곳이 신청을 했지만 3곳이 신청을 철회하면서 올해 지원사업은 2곳에서만 이뤄지게 됐다. 올해 지원되는 예산은 1120만원으로 한전 충북지역본부가 확보한 예산 3000만원의 절반도 쓰지 못했다. 지난해 역시 63개 아파트단지에 홍보가 이뤄졌지만 3개 단지만 선정돼 2241만원이, 2016년에는 2곳에 1424만원이 지원됐다.

한전 충북지역본부 관계자는 “6월에 신청을 받다보니 당시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최근 교체사업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지만 이미 지원대상 아파트가 선정돼 내년에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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