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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느린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것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8년 08월 06일 월요일 제18면     승인시간 : 2018년 08월 05일 17시 33분
길공섭 대전문화원연합회장

요즘 낮이고 밤이고 세상이 펄펄 끌어 오르는 가마솥 같은 무더운 날씨가 111년 만에 처음이라는 기상청 발표가 없더라도 몸으로 마음으로 땀으로 느끼는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50℃가 넘는 폭염으로 지구가 불덩이로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혹서의 계절에 우리 모든 것을 잠시 접어두고 푸른 파도가 부르는 바다로, 시원한 송풍이 불어오는 계곡으로, 일상에 지친 심신을 치유하려 떠나보자. 휴가의 단어가 주는 의미는 편안하게 쉬라는 것이다. 휴가, 말미, 여가, 귀휴 등 여러 가지의 로 표현되는 것은 그만큼 휴가가 주는 의미가 우리 일상에 크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휴가를 다녀와서 그 후유증으로 힘들어 할 때가 있다. 그것은 모처럼 일상의 탈출에서 정도를 벗어난 넘치는 의욕과 일탈의 무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 과도한 액션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휴가는 일상에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회로 삼아야 진정한 휴가가 될 것이다. 사람 인(人)변에 나무 목(木)자가 합해서 휴(休)자가 되는데, 그것은 사람이 나무그늘에서 편하게 쉰다는 의미라고 하면, 쉰다는 것은 모든 일손을 놓고 숨을 크게 편하게 쉰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으며 쉬지 안의면 숨통이 막혀서 숨을 쉴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휴가는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좋은 추억을 간직할 기록을 남기는 작업 또한 휴가의 한 측을 차지한다.

그 휴가를 기록할 기능이 풍부하고 휴대하기 편리한 디지털 카메라가 요즘 대세다. 휴가후의 남는 것은 사진 뿐이라는 말 같이 기억 속의 추억과 사진 속의 추억이 어울림으로 의미 있는 휴가가 될 것이다. 사진은 그때 그 시간 그 장소를 정시시켜 놓기 때문에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그 시절의 추억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증인이 된다. 그러면 추억이 될 수 있는 사진을 어떻게 촬영해야 오래 보관하고 아름다운 사진으로 기록 될 수 있을까?

휴가지의 아름다운 배경과 인물을 선명하고 멋지게 촬영하기 위해서는 인물을 카메라 앞 3~5m에 배치해야 인물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 간혹 배경 속으로 들어가서 촬영하면 배경만 나오고 인물은 아주 작게 표현되어 누구인지 알아 볼 수 없는 사진이 돼 버릴 때가 있다. 그리고 배경 좌측이나 우측에 인물을 배치해 아름다운 배경과 인물이 중첩되는 것을 피해야 아름다운 배경도 잘 표현되고 인물도 확실하게 표현되면서 멋진 추억의 여행사진이 완성되는 것이다. 또 여행지의 순수 자연과 교감도 중요한 추억으로 기록되며 일출과 일몰촬영은 휴가의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새벽에 해 질역에 낮아진 태양의 고도로 인해 실루엣 같은 서정적 화면을 기록할 수 있으며 색온도가 낮아지면서 풍부한 색감으로 고혹적인 매력을 발산하면 농축된 자연의 오르가즘에 빠진다. 일출과 일몰은 우리 삶에 비추어 그림, 문학, 사진 등의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그것은 우리의 인생사와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휴가와 여행은 자유의 양이 많아지면서 시간이 빨리 흐름을 아쉬워한다.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은 일탈을 위한 과도한 스케즐과 기대감에서 비롯된다. 여가를 알차게 즐기는 방법은 빠른 시간 속에서 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으로 옴 겨 가는 것이다. 여행은 느림의 미학을 최고로 즐기는 것이다. 시간을 거래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시간의 존재를 잊고 몰입하기 위해서 시간의 노예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나를 즐길 수 있다. 산위로 또는 바다 속에서 얼굴을 내밀며 때론 감추며 곱게 채색된 여명의 의미를 천천히 음미할 때부터 질 좋은 삶의 행복이 우리 가슴을 기분 좋은 울렁거림으로 가득 차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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