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미-김재원-조현재 호연…시청률도 상승세

'고구마'는 없다…빠른 전개 돋보이는 '그녀말'

남상미-김재원-조현재 호연…시청률도 상승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고구마' 없는 쾌속 질주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소 생소한 '미스터리 멜로'를 표방하면서 시작한 SBS TV 주말극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이 조용히 토요일 안방극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은 지은한(남상미 분)이 살기 위해 얼굴을 완전히 바꾸는 성형수술을 감행했고, 그 수술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은 뒤 기억의 퍼즐을 맞추는 이야기다.

수술을 받기 전 지은한은 의문의 남자들로부터 쫓기고 있었는데, 수술 후에는 쫓긴 이유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주인공과 시청자들이 동시에 지은한의 정체와 사연을 모르는 상태에서 궁금증을 자아내는 동시에 매주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호응을 받은 것은 그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지은한이 실제로는 강찬기(조현재 분)의 아내이자 민자영(이미숙 분)의 며느리라는 사실을 많은 시청자는 첫 방송부터 눈치챘다.

이 사실이 여타 드라마에서처럼 '시청자는 알고 극 중 인물들은 모르는 공공연한 비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바로 밝혀졌다. 지난달 28일 방송에서는 지은한의 친정 가족과 남편 강찬기까지 이 비밀을 알게 되는 쾌속 전개가 이어졌다.

가슴 졸이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도 몰입 요소다.

강찬기와 정수진(한은정 분)이 찾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가 간발의 차이로 지은한의 손에 들어가거나 정수진의 지시로 자신을 해치려는 남성들을 따돌리는 지은한의 모습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기억을 잃은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영리하게 행동하는 지은한을 연기하는 남상미의 연기도 눈길을 끈다. 그의 연기가 극의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일 남상미 소속사 제이알이엔티 관계자는 "배우들도 다음 전개를 궁금해하면서 연기하고 있다. 남상미 씨가 '지은한이 잃어버린 기억을 은한이와 시청자가 함께 모르기 때문에 그 감정에 공감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며 "스토리 자체가 흡인력이 있어서 배우들도 몰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토요일에 다른 좋은 작품도 많지만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만의 색깔이 있어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장 촬영 분위기도 좋다"고 덧붙였다.

극 중 지은한을 성형수술한 의사이면서 그를 사랑하게 되는 한강우를 연기하는 김재원은 지은한을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같은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한다.

강찬기 역할을 맡은 조현재도 '인생캐릭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냉정하고 차가운 재벌이자 아나운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아내를 언급할 때는 애틋한 눈빛을 보여주면서 극과 극을 오가고 있다.

조현재 소속사 웰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조현재 씨가 강찬기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앵커 역할을 위해 톤, 눈빛, 제스쳐 등을 연구했다"며 "그래서 좋은 결과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우들의 호연이 빠른 전개 탓으로 다소 엉성한 스토리를 채우고 있다.

시청률도 상승세다.

지난달 14일 시청률 4.4%로 시작한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은 지난달 28일 12회 방송에서 8.3%를 기록하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청률 상승세가 이어져 '언니는 살아있다' 이후 침체한 SBS TV 주말극을 부흥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dylee@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