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양채류 등 모종 말라비틀어져, 방법조차 찾지못해…망연자실
피해 커지며 채솟값 천정부지, 지자체 현장 확인…방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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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서 양채류 농사를 짓는 최재학(53) 씨가 폭염에 타들어가는 밭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충북에 22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농작물들이 타들어가고 있다. 애지중지 키운 농작물이 말라죽고 수확을 기대하며 정성스레 심어놓은 모종은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농민들의 농심(農心)도 바싹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당분간 이 밭은 못 쓴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2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서 양채류 농사를 짓는 최재학(53) 씨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는 “양배추나 브로콜리 같은 양채류(서양채소)는 늦어도 7월 말까지 모종을 모두 심고 수확까지 기다려야하는데, 폭염으로 인해 모종이 심는 족족 말라 죽어버린다”며 “차를 이용해서 매일 부지런히 물을 가져다줬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그래도 양채류는 고온에 취약한데 긴 폭염에 비까지 내리지 않는 등 악재가 겹쳐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일단 어떡하든 농작물을 살리는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마을의 주민 대부분이 농업과 축사를 생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폭염은 당장 생계와 이어진다.

폭염을 바라보는 주민들은 어찌할 방법조차 찾을 수 없어, 망연자실하며 농작물만 바라볼 뿐이다.

최 씨는 “우리는 우리가 먹기위한 작은 텃밭을 일구는 것도 아니다”며 “브로콜리와 양배추 등을 심어놓은 밭 전체가 말라 비틀어져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미원면사무소는 수시로 피해 현장을 확인하고 농민들과 다양한 상담활동을 진행,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같은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서 채솟값도 폭등하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배추 한 포기의 소매 가격은 5030원으로, 7월 중순에 비해 37.2%올랐다. 무는 같은 기간 30.9% 올랐다. 앞서 지난달 2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으로 배추와 무 가격이 오르는 것을 대응해 비축물량을 하루 100~150t씩 풀겠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와 배추 가격은 결과적으로 크게 올랐다. 더위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채소와 과일값은 천정부지 오를 전망이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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