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우화= 류시화 신작 우화집.

17세기부터 동유럽에서 구전된 짧은 이야기들에서 소재를 빌려와 작가가 다듬은 우화들과 작가 자신이 창작한 우화들로 이뤄졌다. 우화가 펼쳐지는 무대는 폴란드 남동부 작은 마을 헤움. 우화는 두 천사 이야기로 시작한다.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며 지혜로운 자는 줄고 어리석은 자는 나날이 늘어나 걱정인 신은 두 천사를 부른다. 한 천사에게는 지상에 내려가 지혜로운 영혼들을 모두 모아 고루 떨어뜨리라고, 다른 천사에게는 어리석은 영혼들을 전부 자루에 담아 데려오라고 이른다. 그러나 두 번째 천사가 운반하던 자루가 찢어지면서 그 안에 있던 영혼들이 쏟아져 산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그렇게 모인 바보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마을 헤움이 이뤄지고, 예상과 달리 이곳을 세상 어느 곳보다 행복한 장소로 만든다. 이 책에 담긴 우화들은 그런 어리석은 인간들이 인생에서 부딪히는 고민과 철학적인 문제들을 쉬운 이야기로 풀어놓는다. 연금술사. 356쪽. 1만6000원.

◆어느 하루= 노벨문학상(1934년)을 받은 이탈리아 소설가이자 극작가 루이지 피란델로의 단편소설 9편을 엮은 소설집. 피란델로는 극작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의 유명한 희곡 중에는 기존 단편소설을 개작한 작품이 많다. 그는 생전 250편에 달하는 단편소설을 남겼다. 이번 소설집에는 이 다섯 편 외에도 이 작품들을 한 편 영화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 '미차로의 까마귀'와 '어느 하루'를 함께 묶었다. 제52회 칸영화제 출품작인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의 '유모' 원작인 동명 소설도 수록됐다. 정경희 옮김. 본북스. 203쪽. 1만2000원.

◆D.A.F. 드 사드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 프랑스문학 번역가 성귀수가 사드(도나시앵 알퐁스 프랑수아 드 사드) 문학을 번역해 소개하는 '사드 전집' 2권으로 출간된 책이다. 사드 대표작이자 '사디즘', '사디스트' 같은 용어가 나오게 된 작품인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를 새롭게 번역했다. 이 작품은 사드 후작이 1783년 뱅센 감독에서 쓰기 시작해 1785년 말 바스티유 감독에서 완성한 장편소설이다. 애초 폭 11.5㎝, 총 길이 12.1m 두루마리 형태 원고였던 것을 후대에 정리해 책으로 냈다. 이 작품은 이후 문학뿐 아니라 철학, 언어학, 심리학 등 인간을 논하는 거의 모든 분야 담론에 영향을 끼쳤다. '19세 미만 구독 불가'인 책이다. 536쪽. 워크룸프레스. 2만9000원.

◆'역사를 바꾼 세계 영웅사'= 세계사의 결정적인 순간에 역사의 진로를 바꾼 지도자 22명의 이야기를 담은 열전이다. 스펜서 비슬리 등 저자 18명의 글을 엮었다. 로마 제국의 초석이 된 율리우스 카이사르부터 유럽을 석권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에이브라함 링컨, 올리버 크롬웰, 주세페 가리발디, 비스마르크 등이 주인공이다. 인물들의 출생부터 성장, 죽음에 이르는 생애와 주요 업적, 사상을 압축적으로 소개한다. 해누리 펴냄, 이동진 옮김. 340쪽. 1만3000원.

◆'재판으로 본 세계사’= 국내 현직 판사가 쓴 전 세계 재판의 역사다. 고대 그리스의 철인 소크라테스 재판부터 지동설을 옹호한 갈릴레오 갈릴레이 재판, 세일럼의 마녀재판, 드레퓌스 재판, 아이히만 재판, 미란다 재판 등 15개 사건을 다룬다. 저자는 박형남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30여 년간 재판을 주재한 판사 눈으로 인류가 곱씹어볼 가치가 있는 역사적 재판을 선별했다. 역사 속 재판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적 시각으로 재판을 재해석하고 한국 사회 현실을 투영한다. 휴머니스트 펴냄. 408쪽. 2만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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