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전후 천년사·전쟁의 재발견·역사를 바꾼 세계 영웅사
재판으로 본 세계사·바다의 늑대·인간불평등사

▲ 기원 전후 천년사, 인간 문명의 방향을 설계하다, 전쟁의 재발견, 역사를 바꾼 세계 영웅사
▲ 기원 전후 천년사, 인간 문명의 방향을 설계하다, 전쟁의 재발견, 역사를 바꾼 세계 영웅사
▲ 재판으로 본 세계사, 바다의 늑대, 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
▲ 재판으로 본 세계사, 바다의 늑대, 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
무더위를 식혀줄 역사 신간들 '풍성'

기원 전후 천년사·전쟁의 재발견·역사를 바꾼 세계 영웅사

재판으로 본 세계사·바다의 늑대·인간불평등사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바이킹, 전쟁, 재판, 영웅, 불평등, 동서양 고대사 등등.

다양한 주제의 역사책들이 쏟아져 한여름 서점가를 찾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록적인 폭염에서 벗어나고 싶은 독자들을 흥미진진한 역사 속으로 이끌 안내서가 될 만하다.

마이클 스콧 영국 워릭대학교 서양고전학 및 고대사 부교수가 쓴 '기원 전후 천년사, 인간 문명의 방향을 설계하다'(사계절출판사 펴냄)는 문명 간의 상호연결이라는 현대적 시각으로 동서양의 고대사를 재조명하고 로마사, 중국사, 인도사, 중앙아시아사 등을 하나의 '세계사'로 묶는다.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문화권에서 유사한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에 주목한다.

기원전 6세기 말 아테네에서 민주주의라는 급진적인 정치 형태가 처음 출연하고 로마에서 공화정 체제가 탄생할 무렵, 중국에선 공자를 비롯한 사상가들이 새로운 정치사상을 국가운영 원리로 제시했다.

기원전 3세기 말 동서양은 전쟁터로 변해 권력의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젊은 통치자들이 등장한다. 서른 살 한니발이 카르타고군을 이끌고 로마로 진격하고, 열여섯 살에 왕위에 오른 마케도니아 필리포스 5세는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중해 중심부로 눈을 돌린다.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4세가 스물한 살에 왕권을 장악하고, 동아시아에선 진나라 젊은 군주 조정이 제후국을 모두 제압하고 시황제가 된다.

기원후 4세기 초에는 고대 세계가 연결되고 지역마다 종교가 유력한 통치 수단으로 등장한다. 제정으로 돌아간 로마 제국 전역에 기독교가 수용되고 인도 굽타왕조에선 힌두교가 재정비된다. 중국으로 전파된 불교는 5호16국 시대를 거치면서 국가 종교로 위상을 얻게 된다.

책은 고대 세계를 그리스 로마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기존 서구 중심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역사의 무대를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넓힌다. (홍지영 옮김. 468쪽. 2만7천원)

영국의 군사사가 마이클 스티븐슨의 저서 '전쟁의 재발견'(교양인 펴냄)은 주요 전쟁의 연대기이자 전쟁터에서 죽어간 병사들의 이야기다.

종전 전쟁사가 전략과 전술을 위주로 전쟁의 승패를 분석하는 데 치중했다면, 이 책은 참혹한 전장 속에서 싸운 병사들의 처절한 생존과 죽음을 그린 밑에서 본 역사라 할 수 있다.

선사시대 부족의 전투부터 고대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전쟁,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전쟁, 중세의 십자군전쟁, 유럽의 왕위계승 전쟁, 미국의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과 이라크전쟁까지 망라한다.

저자는 전쟁에 관한 통계자료와 연구서는 물론 문학 작품들까지 참조해 역사 속 전쟁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조행복 옮김. 648쪽. 2만8천원)

'역사를 바꾼 세계 영웅사'(해누리 펴냄)는 세계사의 결정적인 순간에 역사의 진로를 바꾼 지도자 22명의 이야기를 담은 열전이다. 스펜서 비슬리 등 저자 18명의 글을 엮었다.

로마 제국의 초석이 된 율리우스 카이사르부터 유럽을 석권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에이브라함 링컨, 올리버 크롬웰, 주세페 가리발디, 비스마르크 등이 주인공이다.

인물들의 출생부터 성장, 죽음에 이르는 생애와 주요 업적, 사상을 압축적으로 소개한다. (이동진 옮김. 340쪽. 1만3천원)

'재판으로 본 세계사'(휴머니스트 펴냄)는 국내 현직 판사가 쓴 전 세계 재판의 역사다.

고대 그리스의 철인 소크라테스 재판부터 지동설을 옹호한 갈릴레오 갈릴레이 재판, 세일럼의 마녀재판, 드레퓌스 재판, 아이히만 재판, 미란다 재판 등 15개 사건을 다룬다.

저자는 박형남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30여 년간 재판을 주재한 판사 눈으로 인류가 곱씹어볼 가치가 있는 역사적 재판을 선별했다.

역사 속 재판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적 시각으로 재판을 재해석하고 한국 사회 현실을 투영한다. (408쪽. 2만원)

미국 저술가인 라스 브라운워스가 쓴 '바다의 늑대'(에코리브르 펴냄)는 유럽 역사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음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한 북유럽 바이킹 역사를 추적한다.

바이킹 하면 흔히 해적을 먼저 떠올리지만, 실상은 잉글랜드에 배심원 재판을 처음 도입하고 아슬란드에 정착해 더블린을 건설했으며, 바그다드에서 북미 연안까지 정교한 교역망을 구축한 상인이자 탐험가였다.

저자는 바이킹이 폭력적이었지만 이들의 파괴는 결과적으로 유럽의 정치적·경제적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창조의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한다. 바이킹의 침략으로 잿더미가 된 중세 서유럽에는 프랑스, 잉글랜드, 신성로마제국, 칠리아 왕국 등 4개 나라가 들어섰다.

바이킹은 군사적 기량과 항해술이 뛰어났지만, 더욱 큰 강점은 정복지의 전통을 빠르게 흡수하는 적응력에 있었다. (김홍옥 옮김. 352쪽. 1만7천원)

'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프리스마 펴냄)는 상위 1%가 전 세계 부의 50% 이상을 소유한 오늘날의 불평등 기원과 역사를 고찰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역사뿐만 아니라 생물학, 철학, 사회학, 경제학, 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불평등의 원인을 파고든다.

저자는 이선경 원스탑잉글리쉬 대표로 '알아둘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Stuff Worth Knowing)'이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696쪽. 2만9천800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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