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판사님께'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나란히 2·3위

[시청자가 찜한 TV] 경쾌해진 SBS 평일극 '약진'

'친애하는 판사님께'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나란히 2·3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여전히 한자릿수 싸움, 도토리 키재기인 것 같기도 하지만 작은 움직임은 감지된다.

전작들보다 주연들의 연령대가 다소 낮아지고, 경쾌함까지 더한 SBS TV 평일 미니시리즈들이 시청자들로부터 타 지상파들을 제치고 소소하지만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1일 CJ ENM과 닐슨코리아 7월 넷째 주(23~29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SBS TV 수목극 '친애하는 판사님께'와 월화극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나란히 2, 3위로 신규 진입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전과 5범 동생이 실종된 엘리트 판사 형의 자리를 대신해 법복을 입고 '실전 법률'을 바탕으로 법에 없는 통쾌한 판결을 보여준다는, 맹랑한 시놉시스로 시작했다.

사기꾼이 형사가 되고('투깝스') 검사가 되기도 했던('스위치') 포장지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뚜껑을 열고 나니 기대 이상이라는 평이 주류를 이룬다.

1인 2역에 도전한 윤시윤(32)은 예능 이미지를 벗고 온몸을 던지는 열연을 보여줘 화제다. 특히 극 초반부에는 '원맨쇼'로 보일 정도로 '동안' 만큼 혈기왕성한 면모를 보여준다. 다소 과장된 감도 있지만 무더운 여름 카타르시스를 주는 법정극에는 맞는 톤이라는 평이다.

윤시윤과 보조를 맞추는 이유영(29) 역시 새내기 여성 판사로서의 설움 등을 공감 가게 그려내며 호평받는다.

젊은 배우들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이 성동일과 허성태 등은 코믹 또는 악역 연기로 각자 극의 강약을 조절하며 드라마가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볍게 흐르지 않도록 돕는다.

검찰 내 성추행,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판 범죄, 기득권 세력에 굴복한 신반장(정민성 분) 부자(父子) 등 법정극답게 현실을 반영한 점도 눈에 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역시 지난해 시청률 45% 위업을 달성한 '황금빛 내 인생'의 신혜선(29)과 대세인 양세종(26)의 만남으로 풋풋함을 자랑한다.

특히 코마 상태에 있다가 서른에 깨어난 열일곱 소녀 우서리를 연기하는 신혜선의 변신이 놀랍다.

그는 전작에서 늘 한쪽 구석에 우울함을 안고 살 수밖에 없던 캐릭터를 연기한 것이 이미 오래전처럼 느껴질 정도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정신은 열일곱 그대로인 서리를 너무 과장되지도 않게, 그러면서도 코믹하고 경쾌하게 그려내 극의 밝은 톤을 잘 유지한다. '사연'이 전개될 때는 오랜 신인 생활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감정선을 잘 살리는 것도 그의 특기다.

조수원 PD는 앞서 "마냥 가볍지 않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정서와 서사와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지만, 초반부까지 봐서는 신혜선과 양세종이 강아지 '덕구'와 함께 집안에서 티격태격하는 모습만 보고 있어도 무더운 여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이렇듯 초반부터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준 두 작품은 각각 시청률 5%를 훌쩍 넘기며 10%대를 향해 부지런히 달린다.

반면, 나머지 두 지상파에는 먹구름이 짙게 꼈다. MBC TV는 새롭게 내놓은 '사생결단 로맨스'와 '시간'이 3%대 시청률을 못 벗어나고, KBS 2TV '당신의 하우스헬퍼'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끝이 보이는 '너도 인간이니?' 역시 큰 반등을 보여주지 못한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NM 7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2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한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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