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폭염… 피해 곳곳서]
주로 야외 업무… 체감 40℃, 얼음물로 겨우버텨 ‘극한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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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주차관리 요원은 햇빛을 피하기위해 모자와 쿨토시, 마스크로 중무장했다. 인도위에 간이 공간을 만들었지만 상황이 열악해 도로 위에 놓은 의자에 앉아 틈틈히 쉰다. 사진=윤지수 기자
주차관리 요원이나 아파트 관리인 등 야외가 직장인 근로자들은 폭염으로 인해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주된 업무가 외부 차량 관리·단지 환경정리 등 야외에서 이뤄지다보니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을 그야말로 맨몸으로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31일 오전 9시 40분경 대전 서구 둔산동 번화가의 유료주차장에서 주차관리원으로 일하는 배 모 씨는 모자와 쿨토시,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 했지만, 연신 흐르는 땀을 범벅이 돼 있었다. 이곳은 400m가량 이어지는 도로를 세부분으로 나눠 각 1명씩 주차관리를 맡고 있으며 하루 평균 900여 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배 씨가 하루 13시간씩 근무하는 도로는 이날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34℃에 육박하는 날씨에, 차에서 내뿜는 열기와 지열까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는 40℃가 넘는 듯 했다. 배 씨가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허락된 공간은 인도와 도로 한쪽에 마련된 한 평 남짓한 박스형 그늘막이 전부지만 이 마저도 도시락·짐 보관용으로 쓰인 지 오래다.

배 씨는 "작년 여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덥고, 오죽하면 근처 좌판 상인들도 요 며칠 더위에 안보인다"며 “집에서 싸온 얼음물이 더위를 막는 유일한 무기”라고 말했다.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와 싸우며 하루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는 아파트 관리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같은 날 10시 10분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아파트 관리원들은 며칠째 내리지 않는 비 대신 2시간째 물을 주는 작업과 화단 정리를 끝내자 근무복은 어느새 땀범벅이 됐다.

이들은 주차관리와 단속 및 택배 보관과 야간·수시순찰 등 야외 업무가 대부분이다. 틈틈이 경비실에 마련된 선풍기를 틀지만 오히려 더울 열기가 올라왔다. 이 아파트 경비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아파트 관리원 김 모 씨는 "얼마 전 바깥 온도가 38℃일 때 열감지기로 내부온도를 측정했는데 50℃가 나왔다"면서 "경비실에서 쉬고 싶어도 너무 더워 앉아 있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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