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과 감성 어우러진 '여자 송강호' 되고 싶어"

'김비서' 황보라 "세줄짜리 캐릭터, 내려놓으니 터졌죠"

"코믹과 감성 어우러진 '여자 송강호' 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원래는 원작에도 없었고, 우리 시나리오에도 설명이 단 세 줄만 있던 캐릭터였죠. 그런데 이렇게 터졌네요. 하하."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봉세라 역으로 톡톡 튀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 황보라(35)는 "이번 작품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고 웃었다.

30일 서울 논현동 UL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황보라는 최근 방송에서 본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는 '예쁘지만 한없이 망가질 줄 아는 여배우'는 거의 자신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좋은 반응에 너무 감사해요. 그런데 항상 엄청나게 기대하고 열심히 한 작품은 잘 안 되고, 힘 빼고 한 작품은 잘 되더라고요. (웃음)"

황보라는 지난해 특별출연한 '쌈, 마이웨이'를 시작으로 '보그맘', '우리가 만난 기적', 그리고 '김비서가 왜 그럴까'까지, 익살스러운 연기로는 대타를 생각하기 어려운 매력을 보여줬다.

"이번 작품을 보고 함께 일한 대표님이 연락을 주셨는데, 제가 예전에는 이런 류의 캐릭터 제의가 들어오면 기피했대요. 다른 친구들처럼 청순가련한 것 하고 싶어 했다고 하시는데 제가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공백이 있었나 봐요. 그런데 결국 시청자들이 제게서 보고 싶어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을 하자고 생각했어요. 예쁜데 망가지는 여배우는 없으니까 해보자, 돌파구를 찾은 거죠. 그런데 전 공백기에도 노는 데 집중하고 즐겁게 지냈어요. (웃음)"

그는 "이런 연기를 할 때는 자기를 내려놓지 못하면 안 된다"며 "모두가 일상에서 하는 행동을 좀 더 과장해서, 더 순수하게 연기하려고 한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인간극장' 같은 다큐멘터리도 열심히 본다"고 덧붙였다.


황보라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도 말 그대로 분위기 메이커였다.

"첫 촬영이 회식 장면이었는데, 초반이라 어색했어요. 그런데 제가 진짜 만취한 듯이 내려놨죠. 첫 장면에서 확 매료시켜야겠다 생각했거든요. 노래 부르고 춤추고 트림하는 것도 다 제가 아이디어 냈어요. 그러고 보니 양비서(강홍석 분)와 러브라인도 생겼고. 양비서는 아니겠지 했는데 어느 순간 자꾸 옆에서 얼쩡거리더라고요. (웃음)"


황보라는 앞으로도 한동안 봉세라 류의 캐릭터로 시청자와 만날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코믹함과 사연을 함께 지닌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단은 이 캐릭터를 확고하게 다지자는 생각이에요.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희로애락까지 풍부하게 연기하는 인물을 만나고 싶어요. 송강호 선배님처럼요. 코믹하고 감성적이고, 거기에 제가 부산사람이니 사투리까지 쓰면…."

황보라는 배우 김용건 아들이자 하정우 동생으로 배우를 하다 최근에는 영화제작을 하는 차현우(본명 김영훈)와 6년째 열애 중이기도 하다.

그는 세 사람에 대해 "세 분 중에서는 김용건 선생님이 가장 유쾌하신 것 같다. 여행 갈 때마다 제 선물을 사오실 정도로 예뻐해주신다"며 "다들 제 연기도 모니터링 잘해주신다"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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