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길주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남지사장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취업자 수는 2712만 6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0만 6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은 1월 33만 4000명에서 2월 10만 4000명으로 대폭 하락한 뒤 5월까지 10만 명대 이하를 유지했다. 특히 5월에는 증가폭이 8년 만에 최저인 7만 2000명으로, 10만명대 마저 붕괴됐다.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고,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대신하고 있으며 그만큼 대졸 미취업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018년부터는 학령인구의 감소로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 정원이 더 많아진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취업과정은 특성화고나 대학교 또는 기타 직업교육을 통해 이뤄진다. 우리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외국어 점수, 어학연수, 자격증 등 스펙 쌓기에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스펙은 실제 산업현장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기업은 신입사원 채용 후 현장과 직무에 맞는 별도 교육을 시킨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2013년 말부터 독일·스위스의 도제 제도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바꾼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했다.

일학습병행제는 실무형 맞춤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기업이 특성화고 재학생, 청년 등을 학습근로자로 채용, 기업현장교사가 신입사원에게 직접 현장 직무를 가르치고 이론분야는 대학 등 공동훈련센터에 보내 필요한 교육을 수강하게 하는 제도다. 현재 이 제도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5년 동안 정부지원을 제공한다. 훈련 프로그램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기업실정에 맞게 설계해준다. 참여기업의 특성에 따라 자격연계형과 학위 연계형으로 나눠지며 학위 연계형은 대학과 연계해 2~4년의 기간 교육을 이수한 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신입직원의 이직률이 감소했다. 충남에 소재한 한 일학습병행제 참여 특성화고에서는 학생들과 기업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으며 취업률도 이전의 50% 수준에서 7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한 기업은 현장 중심의 교육이 진행되면서 점차적으로 사원 간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며 조직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이 시기에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육성해 미래에 대비하는 것도 기업성장을 위해 필요한 전략이 아닌가 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신입직원을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기업의 핵심인재로 꾸준히 양성하는 것이 일학습병행제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독일이나 스위스의 도제제도는 15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기업에 필요한 인재는 기업에서 직접 양성한다. 그해 비해 우리나라 일학습병행제는 이제 시작단계다. 유럽의 도제제도처럼 우리 기업에서도 신입직원을 자체 양성해 4차 산업에 대비하는, 기업의 미래를 짊어질 핵심인재로 양성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