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에도 방문객 드물어, 폭염에 해산물 꺼려… 매출 뚝
숙소서 배달음식·삼겹살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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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오후 12시 30분경 태안 안면도수산시장. 주말 점심시간이지만 방문객 없이 한적하다. 상인들은 무더위로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교 기자
“너무 더워서 사람이 없다보니 매출도 반토막이 났어요. 평일엔 거의 장사가 안 된다고 보면 돼요.”

28일 오후 7시30분경 충남지역 대표 해수욕장 중 하나인 보령 대천해수욕장. 본격적인 휴가철인 데다 주말 저녁이었지만 상권을 찾는 피서객들은 드물었다.

특히 상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해산물 식당들은 대체로 테이블을 절반을 채우지 못한 채 장사를 이어갔다. 20년째 이곳에서 조개구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강모(여) 씨는 “지난해는 날이 풀린 적이 많아 거리에 피서객들도 많았다”며 “올 여름엔 너무 더워 그나마 방문한 사람들도 숙박하는 곳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나오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강 씨의 말처럼 이날 숙박업소 인근에서는 치킨과 중국음식점 등의 배달 오토바이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이 뿐만 아니라 폭염이 계속되자 해산물의 비브리오 패혈증·식중독과 노로바이러스 등에 대한 우려도 피서객들의 마음을 돌리고 있었다.

같은 시각 인근의 한 고깃집은 해산물 식당과는 달리 손님이 가득찼다. 이 고깃집에서 식사 중이던 김모(33) 씨는 “바다에 왔으니 기분을 내기 위해 회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날이 이렇게 덥다보니 날 생선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근 펜션 1층에 마련된 테라스에서 삽겹살을 굽던 이모(25·여) 씨도 “이 더위에 해산물은 좀 그렇다”며 “먹고 탈이 났던 얘기를 많이 들어서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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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오후 3시 30분경 해변 끝에서 바라본 대천해수욕장. 인근 상권의 상인들은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가운데 주말까지 겹쳤지만 지난해에 비해 방문객이 터무니없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조선교 기자
이 같은 분위기는 꽃지, 만리포 등 다른 해수욕장의 상권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 인근 수산시장도 예외는 없었다.

앞서 같은날 오후 12시 30분경 태안 안면도수산시장은 주말 점심시간이지만 골목 내 방문객들이 10여 명에 불과했다. 상인들은 지난해 동기간엔 방문객들이 가득 들어찼다고 강조했다. 해산물 식당을 운영 중인 정모(60·여) 씨는 “주말이 아니면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횟감도 제철 생선이나 나가는 정도고 조개류는 거의 나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안면도 뿐만 아니라 타 지역 수산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천항과 서천특화시장 등 도내 수산시장 상인회들은 매출이 30~50% 가량 줄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대천항 등 그늘막·비가림막이 설치되지 않은 시장의 경우 폭염에 속수무책이었고 주말에도 방문객이 드물었다. 상인회 측은 “폭염으로 인한 매출 감소에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결국 날이 풀리길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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