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대도(大道)가 망했다’하고 자기의 생각으로 만들어 낸 도덕적 가치에 따라 남을 재판하고, 세상을 재판하려고 한다. 인간에게 인(仁)이나 의(義)를 강요하거나 혹은 도덕적으로 교육하려고 하거나 또 도덕적으로 남을 재판하려고 하는 사상이나 행동은 전부 인간 본래의 자연을 스스로의 손으로 파괴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이 관계를 노자(老子)는 대도(大道)가 무너지자 인의가 있다고 역설적인 말로 표현했다. 확실한 인간과 인간의 역사가 간혹 연출하는 부자연한 생각을 지적한 점에서 이 말은 진리다. “문명이 발전하면서 자연의 질서가 파괴되고 도덕과 가치 또는 규범과 강제가 생겨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참다운 질서가 상실되면서 거짓된 가치가 늘어났다”고 노자구(老子句)에 말하듯 모든 일들은 한 가지가 장점으로 나타나면 다른 면은 단점이 나타나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므로 우리는 항시 장점을 행하면서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살피지 않으면 발전된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