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라이온스협회 세종·충남지구 7대 총재 황종헌
세계서 가장 큰 봉사단체, 140만명 가입
IMF시절 노숙자 돕다 가입권유에 인연
대부분 직업·전문성 지닌채 소통·협력
돈 있는 사람만 가입? 30년전 이야기…
내년까지 지구 회원 4200명 확충 목표
충남지사 정무특보 활동하며 정치 관심
사업 확대 대신 내실 기하는쪽으로 운영
세대·회원간 갈등, 소통하며 해결하겠다

▲ 신임 황종헌 당선 총재는 “소통과 칭찬, 열정의 문화를 만들어 침체된 라이온스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이재범 기자
"'우리는 하나, 하나만 더하자' 라이온의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101년의 첫걸음을 시작하겠습니다." 올해 100년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는 국제라이온스 협회. 28일 2018-2019 국제라이온스협회 356-F지구(세종·충남지구) 7대 총재로 취임하는 황종헌(52) ㈜국토 대표를 충남 천안에 있는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신임 황 당선총재(이하 황 총재)는 "소통과 칭찬, 열정의 문화를 만들어 침체된 라이온스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전남 완도 출신인 황 총재는 중앙대학교 대학원 부동산학과 석사를 취득하고 30대 초반부터 20년 가까이 도시개발사업에 종사하는 도시계획전문가다. 라이온스와의 인연은 IMF 여파로 실업난이 가중되던 시기, 자비를 털어 천안역 앞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던 황 총재를 지켜본 지인이 "좋은 일 한번 해보자"며 클럽 회원으로 그를 권유하면서 시작됐다. 2000년 천안에 있는 천일 라이온스 클럽 회원으로 정식 입회한 황 총재는 그동안 2008-2009 클럽회장을 거쳐 지구 합동위원장, 지구 2부총재, 지구 연수원장, 지구 1부총재 등을 두루 역임했다.

-라이온스 세종 충남지구 총재 당선을 축하한다 소감은.

"라이온스의 일원으로서 영광이고 자랑스럽다. 하지만 세종 충남지구 4000여명의 라이온이 제게 거는 기대가 클 것임을 생각할 때 막중한 책임감과 두려움도 앞선다. 선배들의 빛나는 봉사의 금자탑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다. 현재 협회에 많은 어려움이 내재돼 있는게 사실이다. 이 난관을 잘 극복해 달라는 회원들의 뜻도 잘 알고있다. 특히 고령화시대, 경제침체 등 사회여건 변화에 따른 회원 감소문제를 타개하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활동해 나갈 계획이다"

-국제라이온스 협회를 소개해 달라.

"라이온스클럽은 1917년 미국 시카고 출신 사업가 멜빈 존스가 20여명의 기업인과 함께 창설한 봉사단체다. 205개국, 140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세계에서 가장 큰 봉사단체로 본부는 시카고 인근 오크브룩에 있다. 2007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로부터 유니세프, 유네스코, 적십자 등을 제치고 세계최고의 비정부기구(NGO)로 선정되기도 했다. 1925년 라이온스클럽 행사에 연사로 초청된 헬렌 켈러는 ‘라이온(라이온스클럽 회원을 부르는 명칭)들이여, 십자군이 돼달라’며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에게 장애인 지원을 촉구한 건 유명한 일화다. 클럽 회원이 되려면 반드시 기존 회원의 추천이 있어야 하며, 연간 일정 회원비를 내야 한다. 연령 또는 소득 제한 규정은 없다. 한국엔 1959년 2월 각계 인사 19명이 모여 서울라이온스클럽을 세우면서 라이온스클럽 한국지부가 생겼다. 우리나라는 8만여 명의 회원이 있는 걸로 알고있다."

-라이온스의 정신은 무엇인가.

"라이온스 회원들은 '봉사' 정신을 으뜸으로 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봉사활동에 매진한다. 봉사가 그 처음이고 또한 마지막이다."

-라이온스와의 인연은 어떻게.

"20여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천안에 내려와 역전 앞에서 아내가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국가 부도사태인 IMF가 터졌다.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넘쳐나면서 당시 천안역에는 수도권 등지에서 몰려든 노숙자들이 많았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이래선 안되겠다"해서 아내와 함께 리어커와 자전거에 도시락, 빵, 음료 등 음식을 노숙자들에게 나누는 일을 하면서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었다. 그때 함께 급식활동을 했던 당시 천일라이온스 클럽 회장님께서 클럽 가입을 권유하셨고 자연스럽게 라이온스와 인연을 맺었다. 지금도 매주 일요일 진행하는 무료급식 사업은 18년동안 꾸준히 해오고 있다. 밥그릇 수로 따지면 족히 13만그릇 정도 될꺼다. 그동안 어려움도 있었지만 하고나면 늘 행복한 마음이 들게하는 소중한 봉사활동이다.”

-세종 충남지구에는 클럽이 몇 개나 있나.

"세종 충남지구의 뿌리는 50년 역사를 보유한 대전에 있었다. 이후 충북 청주로 분리되고 2011년 세종시가 생기면서 충남과 합쳐 국제라이온스협회 356-F지구(세종 충남지구)로 출범했다. 클럽 수는 105개이며 회원은 4000여명에 조금 못미친다. 우리나라 전체로는 21개지구가 있다. 대부분 직업과 전문성을 갖고 소통 협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회원의 추천에 의해 가입하는 것도 특징이다."

-회원 확충이 주요현안으로 알고있는데

"우리지구뿐아니라 전국 라이온스 지도부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다. 더많은 봉사, 더 좋은 일을 하려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우리일들이 널리 알려져야 하고 이를 뒷받침해 줄 회원들이 많아야 한다. 제 임기 중에 500명정도 회원을 늘리는 게 목표다. 고맙게도 총재 당선후 200명 정도가 클럽 회원가입을 하거나 약속했다. 1년뒤 지구 회원 4200명 가입을 목표를 뛸 각오다. 좋은일 하자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높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6.13 지방선거 기간 양승조 충남지사의 정무특보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선출직 꿈이 있는지?

"자꾸 주위에서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아마도 양 지사와의 인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정치에 아주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거기간 양 지사를 수행하면서 충남지역 시군단위 지방자치단체를 정말 많이 다녔다. 전 후반기로 나눠 40여회 발품을 팔면서 주민들을 접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민초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생각과 사회문제들을 제도화시키는 일이 곧 정치가 아닌가 라고 깨달았다. 기회가 된다면 거창한 정치보다는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고 토론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생활정치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함이 많다. 그 부족함이 어느정도 채워졌다고 생각할 때 결심을 할 것이다"

-라이온스클럽은 돈많은 사람들이 하는 단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있다.

"옛날 이야기다. 과거 30여년전만해도 정말 돈이 있는 사람만이 가입할 수 있었다. 라이온스를 들어가야 만 성공한 사람으로 인식하던 시절이었다. 반농담으로 차 앞에 라이온스 마크를 커다랗게 붙이고 다니면 교통(경찰)도 안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봉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평범한 시민들이 라이온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회원 소득층도 중·상층이 많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회원들 직업구성을 보더라도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비율이 절반정도로 구성돼 있다. 진심으로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찾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차에 밥솥을 싣고 다니면서 노숙자에게 음식을 나르고 혹한의 날씨에 독거노인 댁에 연탄을 나른다. 40도가 넘는 열대의 나라에서 학교를 짓어주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땅을 파고 나무를 자르고 못을 박기도 한다. 그 곳에서 행복을 느끼는 거다. 그런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우리사회의 일부 부정적 인식에 변화가 오기를 기대한다."

-임기내 가장 관심있게 추진할 역점 사업이 있다면?

“가능하면 지구에서 사업을 하향식으로 주도하는 일은 지향하려고 있다. 일선클럽으로 부터 지역 합동위원장을 거쳐 제안해 올라오는 사업을 살펴보고 타당성 있는 사업에 대해 뒷받침하는 쪽으로 지구의 역할을 맡게할 계획이다.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구조다. 사업을 확대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사업이나 봉사활동에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지구를 운영할 생각이다.

선배들이 지금까지 꾸준히 실천해 왔던 해외봉사활동 분야는 좀더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2013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캄보디아 해외봉사활동은 현지 주민들의 높은 호응 속에 진행되고 있다. 현지인들이 ‘청수빈’이라는 세종·충남마을 표지석을 세워 줄 정도로 신뢰를 얻고 있다. 올해는 상수도 시설공사와 식수 저장탱크를 설치해 현지인들이 겪고 있는 만성적 식수난을 다소나마 해소해줄 계획이다. 어려운 나라 아동들의 질병퇴치 사업도 라이온스가 실천해야 할 관심사업이다.”

-지구 총재에 오르기까지 과정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있는데

“꽤 까다로운 편이다. 지구 총재까지는 먼저 일선 클럽에서 3부회장 2부회장 1부회장을 거쳐 클럽회장까지 올라야 한다. 클럽회장은 투표로 신임을 받아야 한다. 일선 클럽 리더로서 회원들에게 먼저 인정을 받는 엄격한 과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지대위원장과 지역의 합동회장에게 부여하는 지역 부총재 경력을 거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구 최 상부직인 총재단에 출마해 회원들의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친 뒤에야 지구총재에 선출될 수 있다.”

-회원들에게 한 말씀?

"라이온스 회원들이라면 모두 새겨야 할 8대 윤리강령이 있다. 그중에 8번째 강령을 회원 메시지로 대신하고 싶다. '남을 비판하는데 조심하고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아니하며, 모든 문제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라이온스클럽은 봉사단체이면서도 다양한 인성과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다보니 세대간 회원간 크고작은 갈등은 불가피하다. 이런 갈등과 부정적 비판을 최소화하는데는 긍정적사고와 칭찬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소 생각해왔다. 그러기위해선 소통의 장이 자주 만들어져야 하고 성별, 세대간 클럽을 세분화하는 시스템을 유도하려고 한다.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일은 집행부가 해야 할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상호 칭찬에 인색하지 않는 라이온이 되길 당부드린다.”

대담·정리=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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