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너무 덥다. 어김없이 돌아온 여름이지만 이번 더위는 기세부터가 남다르다. 살인적인 더위에 가축과 사람이 쓰러지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베트남 국적의 50대 남성이 충북 괴산의 한 담배밭에서 일하다 숨지는 등 도내 첫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보름가량 이어진 폭염 속에 지난 24일까지 도내에 6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청주와 충주, 보은, 진천 등 9개 시·군에서 폐사한 가축은 10만여 마리에 이르기도 했다.

또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 여름철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고 전력수용량도 매일 하계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이 정도면 속된 말로 ‘역대급’이다. 이에 정부는 폭염을 재난으로 보고 관련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폭염도 재난으로 취급해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에 포함해 관리해야 할 필요 있다”며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점검과 폭염 속 땡볕 노동으로 노동자나 농업인 등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달라”며 상황해결에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 사회 곳곳, 지역 내 현장까지는 그 의지와 생각이 닿지 않는가 보다. 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지난 18일 고용노동부는 옥외노동자 보호가이드를 발표했지만, 그안에는 이미 법과 규정에 있는 상투적인 내용만 있을 뿐”이라며 “대다수의 금속노조원과 학교급식 노동자,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은 30℃가 넘는 고온·고열환경에 노출돼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염특보 때는 옥외작업장에서는 매시간 10분씩 쉬도록 하게끔 되어있지만, 고용노동부는 예방적 차원으로 사업장을 사전 지도점검을 하지 않고 있다”며 “노조가 있는 대형 사업장도 이런 상황인데 소규모 사업장은 오죽하겠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모두가 힘든 여름이다. 정부와 지자체, 개개인 모두가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취약계층을 포함한 국민 모두를 보호하고 감싸줄 현장에 와닿는 대책이 필요하다.

진재석·충분본사 취재부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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