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 충남도 농정국장

흔히 계란을 완전식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소비 감소현상과 가격하락으로 나타나고 산란계 농가들의 깊은 시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식탁에서 각광을 받아온 가성비 최고의 식재료, 계란의 안전한 생산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해 보고자 한다.

계란이 지금과는 정반대로 높은 가격을 형성한 때도 있었다. 2016년 말, 조류독감(AI) 확산으로 산란계까지 대대적 살처분을 실시한 때다. 당시 소비자가격은 특란 30개 기준 9천원대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되었다. 심지어 계란을 수입하자는 여론이 형성될 정도였으니 그 심각성은 자못 컸다 할 것이다. 이후 계란 가격은 7000원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더 이상의 하락은 없을 듯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소비자가격 특란 30개 기준 5000원대로 떨어졌고, 2018년 7월 현재 4000원대로 전년 7876원 대비 49.5%에 달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현재 계란산지가격은 특란 30개 기준으로 2280원으로 2017년 생산비 3351원 대비 32%가 하락해 산란계 사육농가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렇게도 계란 가격이 낮은 이유로는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여기에 조류독감 이후 3월 병아리 입식 확대로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전년 동월보다 32.2% 늘어났다. 이로인해 계란이 급속히 과잉생산되면서 그로 인한 덤핑판매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와 생산자단체, 농가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5월 16일부터 ‘달걀 자가품질검사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장에서 직접 계란을 수집·판매하는 영업자는 6개월에 1회씩 농장별로 달걀의 잔류물질을 의무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안전한 계란만이 시중에 공급되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식용란선별포장업 신설’ 등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에 힘쓰고 있다.

특히 산란계 농장 중 8%만 샘플조사 하던 것을 전체농장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농가 역시 책임을 뼈저리게 인식하며 허가된 살충제조차 사용을 꺼리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유사 이래 가장 안전한 계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더불어 산란율을 낮추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5월 26일 개최된 긴급채란위원회 회의 결과 사육규모 10만수가 넘는 농장의 55주 이상 사육된 계군은 자체 비용으로 전체 도태하기로 결의했다. 산란계 생산자단체 및 농가가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마련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우리 충남에서도 지난 2월과 7월 농협충남지역본부 주관 계란 소비촉진 행사를 진행하고 충남도도 7월 천안에서 축산물소비촉진행사를 통해 양계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면 안 되겠지만, 이번 계란 값 폭락 및 살충제 계란 파동을 계기로 얻은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하고 신선한 계란을 생산하여 다시금 식탁에서 사랑받는 식재료로써 위치를 되찾을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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