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백화점 북적…냉방용품·빙과류 판매 급증
전통시장·길거리상점은 손님 끊겨…매출감소 울상

▲ 24일 더위를 피해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영화관을 찾고 있다. 임용우 기자
2주일여 이어지고 있는 폭염으로 인해 ‘특수(特需)’를 누리는 업종이 있는 반면, 매출 감소에 울상인 업종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에어컨, 빙과류 등의 업체는 연일 사상 최고의 더위가 이어짐에 따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롯데 하이마트에 따르면 전국에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판매된 에어컨 매출액이 직전 주 같은 기간(3~9일) 보다 무려 135%의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 충청점도 프리미엄 에어컨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자제품에서만 매출이 20%가 증가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더위를 피해 찾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지난주 전체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지난 해는 청주시에 역대 최악의 수해가 닥쳤던 것을 고려할 때 11%의 매출 증가가 있었다는 것이 백화점의 설명이다.

빙과류 등의 냉동간식류는 90% 이상의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영화관은 무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학생들의 방학과 직장인들의 휴가철을 맞아 방문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영화관 CGV는 봄철 대비 이달 평균 약 22% 이상 관람객이 늘었다.

영화관을 찾은 임화영(32·여·청주 상당구 용담동) 씨는 “휴가를 맞아 여행을 떠나려고 했지만 아이가 너무 어려 엄두가 안난다”며 “시원한 곳을 찾다보니 영화관이 생각났다.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을 아이와 함께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원하고 맛있는 팝콘도 먹으니 아이도 참 좋아한다”며 “무더위가 지속되며 어른과 아이 모두 지쳐가는 것 같아 얼른 선선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반면 청주 육거리시장은 폭염이 이어지면서 고객들이 줄어 한산한 모습이다. 임용우 기자
반면, 더위에 직격탄을 맞은 업종도 있다. 바로 전통시장, 길거리 상점 등이다. 전통시장은 폭염으로 인해 발길이 뜸해진 것은 물론, 야채·과일값의 상승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청주 육거리시장의 배추 한 포기 가격은 5500원으로 지난주 대비 500원 상승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배추 가격은 지난 주 5480원에서 1500원 낮아진 3980원이었다. 사과의 경우 10개의 가격이 전통시장 2만 5000원, 대형마트 1만 7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 차이로 인해 더위에 신음하고 있는 상인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시장상인은 “더위로 인해 발걸음이 뜸해지고 있어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에 비해 한없이 영세한 상인들은 가격을 과도하게 내릴경우 제살 깎아먹기 밖에 되지 않아 그 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날씨가 선선해져서 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다시 늘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은 성안길 등의 길거리 상점도 마찬가지다. 더위로 인해 유동인구가 줄어들며 고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지난해 대비 30%의 매출 감소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성안길의 한 옷가게 매장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질 수록 매출 감소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며 “폭염이 다음 달 말까지 이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점포 임대료를 걱정해야하는 처지가 됐다”고 고민 섞인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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