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용 청주 가경교회 목사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악성 췌장암에 걸려 6개월 밖에 살지 못하고 면회도 금지된 병원 독방에서 응급조치를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버지 한 분이 있었다. 그 아버지에게는 의사 아들 한 명이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아버지는 너무 완고하시고 감정이 메말라 있어 자녀들이 어렸을 때에 자녀들에게 아들아 사랑한다라는 사랑 표현은 한 번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또 아버지는 자녀들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고 항상 아버지 생각대로 해버리는 그런 아버지였다. 그래서 나중에 아들이 아버지만 생각하면 가슴에 분이 치밀어 올라서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점점 멀어졌고 부자 사이이지만 삭막한 사이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제 머지않아 돌아가실 아버지를 생각하니 아들의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가 세상 떠나기 전에 서로 마음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기 위해서는 안아주는 길 밖에 달리 다른 길이 없겠구나라고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날 아버지 병문안을 와서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제가 진정으로 아버지를 사랑하고 싶어요. 그리고는 아버지는 꽉 껴안아 드렸다.

그러자 아버지는 느닷없는 아들의 행동에 잔뜩 긴장하고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아들의 사랑을 받아 드리지 못했다. 아버지의 몸이 고슴도치처럼 빳빳하게 굳어져서 아들에게 안기려 하지 않았다. 아들은 며칠을 그렇게 하였지만 아버지의 굳어진 몸은 여전히 펴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병문안을 올 때마다 아버지를 안아 드렸다. 어떤 때는 아버지를 껴안고 아버지. 아버지 팔을 저에게 둘러보세요. 절 좀 꽉 껴안아 주세요. 그래요. 좀 더 힘 있게 껴안아 주세요라고 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풀어 드렸다.

그로부터 몇 달 뒤에 아버지의 긴장된 자세가 풀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버지가 먼저 아들을 껴안는 정도로 발전했다. 아들이 아버지를 안기를 200번째 되던 날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아. 내가 널 사랑한단다…" 아들은 평생 아버지에게 들어 보지 못한 사랑의 고백을 처음 들은 것이다.

저는 그 글을 읽다가 저도 모르게 나는 다른 사람들을 몇 번 안아 주셨나? 10번이나 안아주었나? 100번이나 안아 주었는가? 생각해 봤다.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10번도 안 안아준 것 같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나를 2만번도 더 안아주셔서 이만큼 사람구실을 하고 살아가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말씀을 드린다.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면서 안아 주시기를 바란다. 처음에는 어색할지 모르지만 한번 해 보시기를 바란다. 어떤 때는 감정이 따라오지 않을 수 있다.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이념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나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하고 함께 할수 없다고 말을 한다. 나하고 색깔이 다른 사람과는 함께 앉아 있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나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안아 주는 것이다. 나하고 색깔이 다른 사람을 안아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면 안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 사회가 정말 행복하고 밝은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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