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 연합뉴스
1930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첫 대회를 연 이후 지금까지 21차례 열린 월드컵의 여러 기록은 20세기에서 21세기에 걸치는 기간 국제사회의 구도와 역학 관계 그리고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 등 흥미로운 데이터를 보여준다. 프랑스 사람 쥘 리메가 주도하여 창설된 스포츠 이벤트였지만 프랑스는 1938년과 1998년 두 번 개최국으로서, 우승 두 번과 한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였다.

브라질 5회, 이탈리아와 독일 4회,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그리고 프랑스가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하였고 잉글랜드와 스페인이 한 번씩 우승컵을 가져갔다. 그러는 동안 월드컵에 참가한 각 나라들 특히 강대국들은 스포츠 경기를 넘어 정치적 경제적 효과를 계산하기 바빴다. 정치권에서는 월드컵 성적을 어떻게든 입지 구축과 당면 현안을 해소하는데 활용하려 머리를 짜낸다.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을 참관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은 이번 우승을 자신의 저조한 지지율, 10%를 넘는 실업문제와 테러, 난민유입과 격화되는 다문화 갈등을 해소하는데 최대한 활용할 태세다. 특히 프랑스 국가대표팀 대부분이 옛 식민지 아프리카 출신 후예들임을 강조하면서 국가는 인종, 출신을 가리지 않고 모든 구성원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며 재능과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이름을 떨칠 수 있음을 홍보한다. 이런 극소수 스포츠 엘리트들의 각광이 지금도 도시주변을 배회하는 이민자 2세, 3세들의 실의와 좌절을 얼마나 달래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나라도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속속 성년에 접어든다. 그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국가 결속과 국력 향상, 공동체 의식 제고에 접목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마련해야할 때가 온 듯 싶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교수·문학평론가>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