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직접 입어보니…]
폭염 속 ‘불과 사투’ 소방대원, 방화복·무전기 등 장비만 25㎏,
온도 10℃ 올라 ‘한증막 수준’, 대전 18일간 화재 29건 발생,
벌집제거 342건 “그래도 뿌듯”

▲ 총 25㎏에 달하는 방화복과 헬멧 공기호흡장치를 메자 10분만에 얼굴와 등은 땀으로 가득할 만큼 더웠다. 사진=윤지수 기자
"방화복을 벗고 나서 맞는 바람은 바람 그 이상입니다"

내리쬐는 햇볕 아래 서 있기도 힘든데 두꺼운 방화복과 15㎏가량의 공기호흡기까지 메고 불 앞에 마주한 이들이 있다. 119소방대원들은 화재 출동 지령에 따라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소방안전화, 랜턴 및 무전기 등 총 25㎏에 달하는 장비를 메고 1분만에 출동한다.

직접 방화복과 방화신발 헬멧 그리고 공기호흡기 등 장비를 착용하자 실내에 있어도 방화복 안은 금방 더운 열이 올라왔으며 10분도 안 돼 이마와 등은 땀으로 범벅이 됐다.

둔산119안전센터 소속 유정식 소방교는 폭염 속 화재진압 활동을 ‘걸어 다니는 한증막’이라고 표현했다. 일상생활을 하기도 힘든 날 방화복을 입으면 체감온도는 10℃가량 올라가고 빠른 시간안에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불 앞에 마주하면 탈진하기 직전의 상황까지 간다는 것.

그는 “진압을 끝내고 나면 대원들의 얼굴은 그을음에 검게 변하고 속옷까지 젖을 정도로 온몸이 땀범벅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소방관에게 여름은 화재활동·벌집 제거는 물론 소방훈련 등 야외작업이 잦기 때문에 힘든 계절이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현재(18일)까지 대전에선 29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342건의 벌집 제거가 이뤄졌다.

벌집 제거는 말벌의 침이 뚫지 못하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비 같은 비닐 재질의 벌집보호복을 입고 작업을 하는데, 통풍이 되지 않고 습기가 차면 방화복만큼이나 덥다.

대전 남부소방서 문화119안전센터 안재홍 반장은 “교통사고현장 펌뷸런스 출동, 장마철 배수 지원 등 여름철에도 다양한 출동이 발생한다”면서 “특히 차량교통사고도 안전을 위해 방화복과 헬멧을 착용하게 되는데 아스팔트 도로의 지열과 두꺼운 방화복이 만나면 금방 지친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을 마친 뒤 땀으로 가득 찬 방화복을 벗으면 시민을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지켜낸 만족감이 더해 때마침 부는 바람이 평소보다 더 시원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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