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타당성 재조사 협의, 충북도, 반대 유지 대안찾기
“세종~청주공항 트램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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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한동안 잠잠했던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이 재연될 분위기다.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주춤했던 세종역 설치 움직임이 다시 추진되면서 충청권 지역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 16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KTX세종역 설치 사전타당성’ 재조사를 위한 관계기관 업무 협의를 했다. 세종역 설치를 위한 본격 행동에 나선 것이다. 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KTX세종역 신설 사전 타당성 연구 용역을 했다.

경제적 타당성(B/C)은 0.59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근 세종시는 인구 증가세와 새로운 교통 DB 등을 반영,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과거 타당성 조사에서 누락된 정부 부처 이전 등을 새롭게 추가하면 교통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주장이다.

지난 몇 년 간 이 문제를 두고 감정싸움을 반복했던 충북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설 반대’의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고 대안을 찾아 나서는 모양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 구간 도로 1차선에 트램을 설치하면 버스를 갈아타는 것보다 편리할 것”이라면서 “세종에서 청주공항까지 트램이 다닐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 정부에 건의하자”고 강조했다.

우회적 대안을 찾겠다는 복안이지만 세종역 재추진을 극도로 경계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세종역 신설은 해묵은 논란이다. 이 지역 이해찬 국회의원이 불씨를 당긴 이후 충북과 세종은 꾸준히 마찰을 빚어왔다.

충북시민단체 등은 여전히 “오송역 위상 약화와 세종시 출범 취지를 벗어난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두 지자체 간의 감정의 골은 타 국책사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17일 청주시 오송읍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세종고속도로 안성~세종 구간 건설 사업설명회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청주 오송을 경유하지 않고 지선을 통해 연결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한 것이다.

‘충북 홀대론’이 주민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일각엔 주민들의 주장을 충북만의 ‘핌비(PIMBY: please in my backyard)’로 매도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세종역 신설 등의 문제는 대전·충북·충남의 상생을 해치는 이슈였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도 간의 합의를 우선시 하겠다”며 직접 중재에 나설 정도다.

충북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생산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각 지역의 주요 현안 사업 교차점을 만들어 모두가 실망하지 않는 혜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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