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감독 단일팀 경험 유일, “일회성 이벤트 그쳐선 안돼”

▲ 김택수 남자 국가대표 감독. 사진=이심건 기자
“1991년 지바(일본)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남북 단일팀 생각도 나면서 큰 감동을 받아 가슴이 떨립니다.”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자 국가대표 감독인 김택수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남북 단일팀을 모두 경험한 유일한 인물이다. 1991년 지바(일본)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남자 남북 탁구는 처음으로 단일팀을 꾸렸다.

중국을 무너뜨린 여자 대표팀 선전에 가려졌지만, 8강에서 떨어진 남자 선수들도 45일가량 함께 훈련을 하며 우정을 나눴다.

1991년 선수로 참여한 김택수 대표팀 감독은 지도자로 남북 단일팀에 합류했다. 두 차례 남자 단일팀을 모두 경험한 국내 탁구인은 김 감독 뿐이다.

19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김 감독은 “1991년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그때 그 감동이 얼마나 큰지 아직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당시 남북 단일팀이 함께 찍은 사진을 핸드폰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김 감독은 “남북 단일팀은 역사적”이라며 “코리아오픈은 세계적인 국제 대회로 이런 큰 대회가 대전에서 열리고 첫 남북 단일팀이 나오고 단일 종목으로 투어 대회에서 단일팀이 성사된 것은 높이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5월 할름스타드(스웨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여자 선수들만 단일팀을 이뤘다. 김 감독은 “사실 그때는 남자는 상황이 안 돼 단일팀이 무산돼 아쉬웠다”며 “이번에는 성사돼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이상수(남측)와 박신혁(북측) 조가 남자복식에 출전한다. 2년 전부터 기량이 크게 향상된 이상수와 북한의 왼손 에이스 박신혁 조에 대해 김 감독은 4강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과 황성국 북한 남자 책임지도자(감독)은 두 선수의 기량 끌어올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감독은 “언론을 보면 남북 단일팀을 보여주기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참여 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복식이든 혼합복식이든 4강에 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일팀 구성이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말야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감독은 “북측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아 아쉽다”며 “앞으로 여유롭게 북측 선수들과 상대분석, 전략 등을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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