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의과학과 김희남 교수와 이효정 박사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이 항생제에 대응해 일으키는 생리적 긴축 반응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항생제는 오랜 기간 병원균 감염을 치료할 때 쓰이고 있지만, 건강에 중요한 장내 유익균을 함께 죽이는 부작용을 갖고 있다.

장내 유익 미생물 피해는 수년이 지나도 쉽게 회복되지 않아 고혈압, 당뇨, 아토피 등의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스스로 일으키는 반응 때문에 구성 불균형이 고착된다고 설명했다.

항생제 위협을 받으면 장내 미생물은 생존을 위해 생장을 억제하고 항생제 내성이 생긴다.

항생제 남용 시 이들 내성균이 늘어나면서 장내 미생물 구성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한다.

항생제 내성균은 대부분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어 항생제를 오랫동안 먹지 않아도 왜곡된 미생물 구성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장내 미생물 구성에 심각한 불균형이 생긴 채 시간이 지나면 만성질환 원인 요소가 된다.

장내 미생물이 훼손된 상태는 오랜 기간 유지되기 때문에 아기 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성인이 돼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김희남 교수는 "이번에 제기된 장내 미생물 긴축적 조절 반응 모델은 장 속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요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장내 미생물에 관한 집중 연구를 통해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미생물학 트랜드'(Trends in Microbiology) 지난 17일에 게재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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