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정병원 이상민 원장
생리적내반슬-질환 구별 필요
발목·허리통증도… 치료해야

다리 변형의 원인은 어릴 때 발생하는 경우와 나중에 발생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유년기에는 주로 ‘O자’ 다리, 즉 내반 변형이 나타나게 되는데 가장 흔한 원인은 정상적인 성장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생리적 내반슬(안쪽으로 휜 슬관절)이다. 이런 변형은 대개 치료 없이도 교정이 된다.

◆‘O다리’의 오해

신생아 때 평균적으로 ‘O다리’ 즉, 내반슬(무릎이 안쪽으로 휘어져서 무릎 사이 간격이 벌어지는 현상)을 갖고 태어나면서 부모들이 ‘O다리’라고 걱정한다. 하지만 이때의 내반슬은 대부분이 정상적인 발달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생리적 내반슬이다. 걷기 시작하면서 점차 내반슬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오히려 3~4세 정도에는 X자 변형, 즉 외반변형을 보이게 된다. 그 이후 점차 외반변형이 감소해 6~7세경 성인의 무릎과 비슷한 무릎 정렬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내반슬이 되는 질환은 감별해야 한다. 다리가 휘게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유아경골내반증, 영양 결핍성 구루병이 있다. ‘경골내반증’은 정강이뼈(근위 경골)의 성장판에 국소적인 발육 장애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생리적 내반슬과 감별이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영양 결핍성 구루병’은 비타민 D가 부족해서 발생한다. 너무 오랫동안 모유만 먹이는 경우나 아토피가 심해 편식이 심한 경우에 간혹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유전자 결함에 의해 비타민D 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발생하는 구루병도 있고 이외에 다양한 선천성 근골격계 질환에서도 다리 변형이 동반될 수 있다.

◆잘못된 생활습관…다리 변형 생길 수 있다

성인이 돼서는 무릎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서 기존의 변형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 문화가 좌식이 많다보니 이로 인해 휜다리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성인에서의 휜 다리는 주로 중년 이후에 문제가 된다. 중년이 되면서부터 한쪽으로 힘이 집중되다보니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고 이로 인해 통증, 부종이 발생된다. 또 연골판 파열이나 연골 손상도 함께 진행되기 쉽다. 걸음걸이가 불편하다 보니 허리 통증도 종종 동반된다. 실제로 인공관절치환술 등을 통해 휜 다리가 교정되고 나서 발목이나 허리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휜다리의 진단과 치료방법

우선 환자의 병력을 살펴보고 증상이 시작된 나이와 보유 질환, 외상 유무, 가족력과 식습관 등을 조사한다. 또 환자의 키와 몸무게 양측 다리의 길이와 양 무릎 사이의 거리 등을 측정하고 X선 촬영을 통해 다리 축이 가지런한지를 평가한다. 여기에 종양과 외상유무, 골이형성증 등을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MRI, CT, 골주사 검사를 하기도 한다. 치료는 휜 정도와 통증, 퇴행성관절염의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할지 정한다. 소아에서의 치료는 변형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원인 교정에도 불구하고 변형이 지속되는 경우엔 성장판의 일부를 먼저 유합시키는 수술이나 절골술 등을 통해 치료하게 된다. 유아기 경골 내반증의 경우엔 수술이 아닌 보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5세 이후에는 보조기나 물리치료, 도수치료를 한다고 해서 다리가 펴지지는 않기 때문에 휜 정도가 심할 때는 수술적으로 바로잡는다.

◆휜다리 예방

휜 다리를 막기 위해서는 잘못된 습관을 바로 잡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후천적으로 휜 다리가 되지 않도록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연골판이 찢어지거나 연골이 닳아 퇴행성 변화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항상 무릎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꾸준한 운동으로 무릎의 근육, 인대, 연골 등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이 너무 늘지 않도록 조심하고 좌식생활을 피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 중에 하나다.

도움말=서울대정병원 이상민 원장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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