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수술’이 유일한 치료법, 위소매절제술 가장 많이 시행돼
체중감량·합병증 개선효과 높아, 제2형 당뇨병 비만환자 효과적
11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부담↓

▲ 고도비만 환자 대상으로 비만대사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 손명원 교수
#신장 159㎝에 몸무게 91㎏의 주부 A 씨는 고도비만 환자다. 무거운 몸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그를 힘들게 했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 결여로 대인관계에서도 맘고생이 심했고 특히 고도비만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병 등 합병증도 생겨 가족들의 걱정이 매우 컸다. 운동요법, 식이요법 등 효과 좋다는 다이어트는 대부분 시도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던 그에게 ‘비만대사수술’은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위소매절제술을 받고 한 달 만에 몸무게는 75㎏으로 16㎏나 줄었다. 혈당조절능력도 회복돼 5년 복용하던 당뇨약도 끊었고 혈압약도 줄였다. BMI(신체질량지수) 수치도 정상을 되찾는 등 전반적인 그의 건강상태는 양호했다. 수술 후 그의 삶에는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다. 그토록 원했던 임신에도 성공한 것이다. 이후 그는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관리를 받으며 안전하게 출산까지 마쳤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7 비만백서’에 따르면, 성인 비만율은 28.6%, 고도비만은 4.6%다. 비만 인구가 늘어나면서 고도비만으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삶을 망가뜨릴 수 있는 고도비만은 평범한 일상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전 세계적인 유행성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사망 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인으로 분류했다. 특히 고도비만의 경우 비만대사수술을 유일한 치료법으로 밝힌 바 있다.

◆유일한 고도비만 치료법

비만대사수술은 위의 크기를 줄이거나(위소매절제술), 소화작용을 담당하는 소장을 우회시키거나(르와이 위우회술), 위를 조이는 방법(조절형 위밴드술) 등을 말한다. 수술의 대부분은 복강경을 이용해 진행된다. 이 중 위소매절제술이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수술법이다. 조절형 위밴드술은 장기적인 효과가 떨어져 과거에 많이 실시됐으나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르와이 위우회술은 위소매 절제술보다 체중 감소 및 당뇨병 호전에서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술 시간이 길고 수술 후 위내시경 검사가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중감량 효과는 물론, 동반된 합병증 개선효과도 매우 크기 때문에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이다. 비만대사수술이 고도비만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고 담낭절제술 정도로 매우 안전한 수술이지만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비만대사수술은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수술 전문의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수술 대상은 체질량지수가 이상인 환자, 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이며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였으나 최근에는 체질량지수가 더 낮은 환자군으로 수술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더 낮은 체질량지수에서 수술을 받도록 권고되고 있다.

수술이 치료의 끝은 아니다. 수술 전후 모두 장기간에 걸쳐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비만대사수술 대상 환자는 다학제 진료가 가능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 후 식사습관 및 방법에 대한 관리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영양사를 통한 지속적인 영양상담 역시 중요하다.

비만대사수술은 당뇨병의 95%를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을 가진 비만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과거에는 비만환자가 수술 후 단순히 체중이 감소하기 때문에 당뇨병이 호전된다고 알려졌었다. 최근에는 여러 연구결과에서 비만이 동반되지 않은 이른바 마른 당뇨 환자에게도 비만대사수술이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올해 11월부터 비만대사수술의 건강보험이 적용돼 수술비 부담이 크게 준다. 이는 비만대사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이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병적 고도비만에 대한 보건비용 지출 증가 및 국가적 손실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병적 고도비만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할 질병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고도비만 환자에게 흔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페쇄성 수면 무호흡증,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 등 여러 동반질환들로 인해 막대한 보건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손명원 교수는 “아직도 비만을 단지 살이 많이 찐 상태로만 여기고 비만대사수술을 미용수술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라며 “고도비만 환자는 반드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과 자신감, 행복한 삶을 되찾길 강력히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외과 손명원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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