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외 온도차 5℃ 넘지 않게 주의하고 자주 환기해야

▲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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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덥고, 안은 춥다" 폭염에 '냉방병' 주의보

실내외 온도차 5℃ 넘지 않게 주의하고 자주 환기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대개 폭염으로 인한 질환은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 질환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한 '냉방병'도 이 시기 각별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더위'로 밖은 찌는 듯이 더운 반면 실내는 추울 정도로 냉방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내외 온도 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자주 환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냉방병은 정식 의학용어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강한 냉방상태에 오래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실내외 온도 차가 섭씨 5~8도 이상 나도록 냉방을 하는 공간에 오래 머무를 때 흔히 나타난다. 두통이나 코막힘과 같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부터 소화불량 및 설사 등 위장장애에 이르기까지 증상도 다양하다.

냉방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실내외 급격한 온도 차이로 인한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꼽힌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은 더위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실내외 온도 차가 크면 자율신경계가 이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해 일종의 '탈진' 상태가 된다"며 "자율신경계 기능에 무리가 오면서 피로,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게 바로 냉방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름에는 더위를 물리치고자 차가운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냉방병 증상 중에서도 배탈, 설사, 구토 등 소화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으로 위장 운동기능이 조절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명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급격한 온도 변화가 장기의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면서 냉방병은 물론, 냉방병으로 인한 소화장애도 유발하기 쉽다"며 "손을 자주 씻고 음식은 익혀 먹는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냉방으로 인해 밀폐된 공간의 공기 질 저하, 에어컨 냉각수의 세균 오염도 냉방병 원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어컨은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신 가정에서는 1~2주에 한 번 정도 에어컨 필터 등을 청소하고, 대형 건물에서는 오염된 냉각수가 냉방기를 통해 전 빌딩에 퍼지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해줘야 한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25℃ 전후 또는 외부와의 차이가 5℃를 넘지 않도록 맞추는 게 좋다.

날씨가 지나치게 무더울 때는 25℃ 이상으로 에어컨 온도를 맞추는 게 쉽지 않으므로 온도를 조금 낮추되 적어도 2시간에 한 번씩 창문을 열어 환기해야 한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방향을 위쪽으로 조절하거나 얇은 옷 등을 걸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평소 흡연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운동으로 신체 면역력을 극대화하는 것도 냉방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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