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고용 축소 현실화·일자리 불안 가중… 대학생 취업고민 커져
청년 창업자들도 한숨 푹푹… “인건비 부담에 접을까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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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기업 고용이 축소되며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흔했던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며 청년들이 체감하는 구직난은 더욱 절망적인 상황이다.

하계 방학을 맞은 대전지역 대학가도 최저임금 대란이 몰고 온 ‘고용한파’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창 하반기 취업 준비가 이뤄져야 할 시기지만 업계·규모를 불문한 고용축소가 현실화되면서 일자리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4학년인 대학생 정모(여·24) 씨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임금개선 등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했는데 막상 구직자 입장에서 보니 오히려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채용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며 “후배들만 봐도 예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아르바이트를 구하곤 했는데 요즘은 1명 뽑는데도 수십 명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토로했다.

취업 고민에 대한 대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며 이를 담당하는 대학 관계자들의 마음도 무겁다. 한 취업지원센터 직원은 “매년 이맘쯤이면 하반기 채용을 위한 기업들의 취업설명회 요청으로 정신없이 바빴는데 확실히 올해는 요청 횟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취업포털 사람인이 청년구직자 4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7%가 ‘상반기보다 구직난이 더 심화 할 것’으로 답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 ‘경기부진으로 기업채용 축소(55.6%)’와 ‘청년실업률 증가로 높아진 경쟁률(50%)‘, ‘최저임금인상, 노동시간단축 등 고용정책 변화(33.5%)’, ‘양질의 일자리가 적어서(28.2%)’ 등을 꼽았다. 이들은 취업난이 ‘내후년 하반기 이후(41.7%)’와 ‘내년 상반기(34.1%)’에 해소될 것으로 관측하며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보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구직청년들 뿐만 아니다. 청년 창업이 급증한데 따른 ‘젊은 사장님’들의 시름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2년째 편의점을 운영 중인 조모(여·27) 씨 역시 비슷한 이유로 최근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조 씨는 “처음엔 찬란한 꿈을 안고 가맹점과 5년을 계약했다. 그런데 지금 위약금을 물더라도 올해만 장사하고 접을까 고민 중”이라며 “부담스러운 인건비 때문에 알바생을 줄이며 밤낮으로 일하고 있지만 힘은 힘대로 들고 순수익은 얼마 되지 않아 회의감만 몰려온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급진적인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노동시장 구조개선과 기업경쟁력 강화 등 근본대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조언한다. 지역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주 52시간 근로제 등의 노동정책으로 일자리 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노동환경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이상 정부가 내놓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민생 후속대책이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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