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1.jpg
[독자투고] 

TV 채널을 돌리던 중 취업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말하는 한 남성을 보았다. 수십 개의 이력서를 넣었으나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는 그는 이력서에서 딱 한 줄을 바꾸자 거짓말처럼 줄줄이 합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합격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그 비밀은 바로 본인이 ‘탈북민’출신이라는 것을 숨긴 것이었다.

현재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3만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북한이탈주민을 만나봤다는 사람들은 찾기 힘들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우리 사회 속에 만연한 편견 때문이다. 필자는 신변보호담당관이다. 북한이탈주민에게 일어날 수 있는 신변상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차단하여,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는데서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나또한 그분들에게 배우며 경찰관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있다.

보통 많은 사람들은 북한이탈주민들이 겪는 어려움 중 경제적인 부분, 문화적 차이를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말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사람들의 자세와 편견이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예의 없는 질문들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큰 상처가 된다. “거기서는 이런 것 못 먹어 봤지?”, “한국으로 온 이유가 뭐야?” 등 지나친 관심과 도를 넘은 발언들은 엄연한 인권침해 행위다. 물론 살아온 환경의 다름에서 비롯된 이해의 부족은 있을 수 있지만, 그러한 차이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남북 통일농구대회까지 열리며 사회 전반적으로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이러한 평화가 지속되고 훗날 통일이라는 꿈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이미 우리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사라지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환경마련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더 이상 본인들의 신분을 말하기 주저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종호 순경<금산경찰서 정보보안과>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